취미로 관객 웃기고 울리는 "이 남자들 수상하다!"

연극 '취미의 방' 주역 4인방
최진석·서범석·정희태·안재영 한자리에
취미 즐기려고 모인 남자들의
기막힌 반전 돋보이는 코미디극
개성 살린 캐릭터 몰입도 높여
서범석 "재미 더할 장치 곳곳에"
정희태 "삶 돌아보는 계기되길"
2월 21일까지 쁘띠...
  • 등록 2016-01-07 오전 6:17:00

    수정 2016-01-07 오전 6:17:00

연극 ‘취미의 방’에 출연 중인 주연배우 정희태(왼쪽부터 시계방향)·안재영·서범석·최진석은 ‘취미의 방’이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대본이 정말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웃음과 위안을 얻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연극”이라며 “4000만 국민이 모두 봤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번 공연에선 관객이 좀더 공포를 느끼도록 음향과 조명에 변화를 줬다. 매공연마다 열띤 반응이 나온다. 100% 속기 때문이다. 하하”(서범석). “반전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불평하기도 한다. 그래도 대다수는 예상치 못한 결말에 즐거워하는 것 같다”(최진석).

다 모이니 4형제처럼 유쾌하고 즐겁다. 맏형 최진석부터 막내 안재영, 또 서범석·정희태까지 연극 ‘취미의 방’(2월 21일까지 대학로 쁘띠첼씨어터)의 주역이 한자리에 모였다. 거듭되는 기막힌 반전으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수상한 남자들’이다. 드라마 ‘미생’의 정 과장에서 이번 작품을 통해 고서(古書)를 수집하는 미즈사와로 변신한 정희태는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갈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며 상황을 정리하는 역할”이라며 “배우들을 팀으로 나누는 다른 작품과 달리 모든 배우를 돌아가면서 페어로 만나 작업한다는 게 이번 공연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꼽았다.

‘취미의 방’은 2014년 ‘연극열전 5’의 네 번째 주자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 미스터리 추리 코미디극이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독특한 캐릭터, 예상을 뒤엎는 반전으로 호평을 이끌고 있다. 연극 ‘키사라키 미키짱’의 작가로 국내에 잘 알려진 고사와 료타의 작품으로 일본에선 도쿄·후쿠오카·나고야·삿포로 등에서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연극 ‘취미의 방’의 주연배우 정희태(왼쪽부터), 서범석, 최진석, 안재영(사진=한대욱 기자).


△허를 찌르는 웃음포인트…배우 ‘열연’ 빛나

작품은 남부러울 것 없는 4명의 남자들이 마음껏 취미생활을 즐기기 위해 비밀의 공간에 모인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특이재료로 요리하기, 건담 프라모델 만들기, 고서수집 등이 취미인 이들은 어느 날 실종사건을 수사한다며 들이닥친 경찰로 인해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인물들의 알리바이와 상황이 섬뜩한 긴장감을 불러오며 기존 코미디와는 다른 차별화한 웃음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배우의 열연이 빛난다. 4명의 배우들은 여경 ‘미카’를 속이기도 하고, 잠시 진지하다가도 어이없는 웃음을 선사하며 분위기를 이끈다. 악어 등 독특한 재료로 요리하기를 즐기는 아마노 역의 서범석은 “절대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심었다”며 “이야기에 푹 빠져 집중하는 관객의 눈을 보면 신이 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첫 공연 때 스프레이로 고정한 머리에 목걸이가 걸려서 안 빠지는 바람에 당황한 적이 있는데, 오히려 관객은 이 장면에서 더 크게 웃었다고 한다. 서범석은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동료배우까지 등을 돌리며 웃고 있더라”며 “그때부터 이 장면이 고정적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각자의 개성을 잘 살린 캐릭터도 승부수가 됐다. 스포츠·예술품 감상·피규어 수집 등 세상의 온갖 ‘취미찾기’에 몰두하는 도이 역의 안재영은 본의 아니게 ‘코 피리’의 달인으로 불린단다. 정희태가 “진지한 사람이 이상한 짓 할 때가 원래 더 웃긴 법”이라고 치켜세운 안재영은 “모두들 집에 가고 나면 연습실에 남아서 코로 피리불기 연습을 하곤 했다”며 “덕분에 무대서 소리가 안 난 적은 없다”며 멋쩍게 웃었다.

연극 ‘취미의 방’의 주연배우 정희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안재영·최진석·서범석(사진=한대욱 기자)


△‘취미’ 속 외로움·인생 의미 발견하길

작품에서 취미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극중 건담 피규어를 모으는 의학교수 가네다 역을 맡은 최진석은 “여름에 이사를 하는데 옛날 비디오테이프가 400개 넘게 나오더라”며 “이제는 영화를 다운받아서 볼 수 있는 시대지만 차마 버릴 수가 없더라”고 말했다. 안재영도 보탰다. “의도한 건 아닌데 신간이 나오면 만화책을 사서 모은 지 16년째”라고 말했다.

작품이 한번쯤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데는 다들 입을 모았다. 정희태는 “반전 코미디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외받는 이들의 외로움이 느껴진다”며 “특히 앞만 보고 달려온 직장인들이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범석은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여배우 얘기에는 다들 눈빛을 빛냈다. 배우 송유현과 백은혜가 여경 ‘미카’를 번갈아 연기하는데 두 사람의 스타일이 달라서 작품의 분위기도 그때그때 달라진단다. 서범석은 “은혜는 맹한 척하는 거고, 유현이는 순진한 구석이 있다”고 말했고, 정희태는 “어떤 여배우냐에 따라 속이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고 말하며 웃었다.

연극 ‘취미의 방’의 한 장면(사진=연극열전).
연극 ‘취미의 방’의 한 장면(사진=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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