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왜 퇴역한 美 구조함 인수해 '평택함'으로 재활용했을까

중고 수상함 들여와 20년간 활용
퇴역한 평택함, 평택시에 무상 대여
안보현장 체험관으로 변신 준비중
  • 등록 2020-02-21 오전 6:00:00

    수정 2020-02-21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미 해군으로부터 인수한 수상함구조함 ‘평택함’이 퇴역 후 해양안전체험관으로 단장해 세 번째 임무를 수행한다. 1972년부터 25년간 미 해군에서 뷰포트(Beaufort)함이라는 이름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1996년 퇴역한 평택함은 1997년 대한민국 해군에 인수된 이후 2016년 12월 31일 퇴역 할 때까지 함정과 선박 구조 임무에 투입됐다. 이제는 국민들이 군함과 안전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수상함구조함은 함정이 임무 수행 중 조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함정과 승조원의 구조를 주 임무로 하는 특수 함정이 다. 우리 해군은 창설 초부터 수상함 확보와 함께 구난 사고에 대비한 구조 전력도 갖춰왔다. 1950년 7월 5일 교통부 산하 부산해운국으로부터 인수한 인왕함(ATA-1)을 시작으로 1962년에는 용문함(ATA-2)과 도봉함(ATA-3)을 미국 해군으로부터 도입했다.

평택함(ATS-27)이 연평도 해역에서 폐그물을 수거하고 있다. [사진=해군]
해군의 보유 함정 수가 늘고 규모도 커짐에 따라 해군은 1970년대 후반 구조전력 증강 사업을 추진해 1978년 미국 해군으로부터 퇴역함 그래스프(GRASP)함을, 1980년에는 델리버(Deliver)함을 인수해 각각 창원함(ARS-25)과 구미함(ARS-26)으로 명명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이르러 이들 구조함들은 대부분 노후화로 퇴역의 길을 걷게 된다. 1996년에 도봉함과 창원함이, 다음해에는 용문함이, 1998년에는 구미함이 잇따라 임무를 종료하며 퇴역했다.

기존 구조함정의 빈 자리를 채울 새로운 함정이 필요했지만, 당시에는 대형 구축함 건조가 시급했고 구조함 건조 기술이 부족해 역시 미 해군의 퇴역 함정을 가져오기로 했다. 그렇게 도입된 함정이 평택함이다. 비록 퇴역 함정이긴 했지만 당시 우리 해군 수준에선 충분히 재활용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뷰포트함을 정비해 평택함으로 재탄생시켰다.

평택함은 2400톤급에 전장이 86.2m, 전폭이 15.2m로 최대 120톤의 중·소형급 선박 인양이 가능했다. 10만톤급 상당의 예인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특히 표면공급 혼합기체 잠수장비를 보유해 심해 구조가 가능했다. 평택함은 지난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방재작전, 2010년 천안함 구조 및 인양작전, 2014년 세월호 실종자 구조 및 탐색작전에 투입되며 활약했다. 연평도 해역에서 폐그물 150톤을 수거하는 등 해양정화에도 기여했다.

평택함(ATS-27)이 해상 훈련 도중 해수를 살포하고 있다. [사진=해군]
이후 우리 해군은 충무공이순신급(4400톤) 구축함과 세종대왕급(7600톤) 방공구축함 등을 갖춘 7기동전단을 만들면서 대형화한 함정에 맞춰 구조함 역시 규모를 키울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시작된 것이 3500톤급의 한국형 구조함 건조사업인 통영함과 광양함이다.

경기도 평택시에 무상 대여 형식으로 인도된 평택함은 평택시 신국제여객터미널 배후 부지에 지상 거치돼 국민들의 해양안전 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해군군수사 군수관리처장 이동원 대령은 “해양 재난발생시 앞장서 현장에서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던 평택함이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국민들이 군함과 안전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거듭나 세 번째 임무도 훌륭히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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