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언택트’ 시대 ‘온택트’ 하라

  • 등록 2020-04-24 오전 5:00:00

    수정 2020-04-24 오전 5:00:00

[이데일리 최은영 소비자생활 부장] 이달 초 사업차 미국에서 입국한 지인은 자가 격리 도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입국 이후 질병관리본부와 거주지 관할구청에서 모두 두 건의 격리통지서를 받았는데 격리기간이 각각 다르게 기재된 탓에 사업에 혼선을 빚은 것이다.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간 적이 없는데 자가 격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계속 오류가 뜨고 급기야 담당 공무원이 전화해 격리장소를 이탈했다고 말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 지인은 “국민 안전을 생각하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렇게 허점이 많아서야 되겠냐”면서 “사업하는 입장에선 자가 격리 14일도 부담인데, 행정 업무마저 이렇듯 엉망이니 앞으로 한국에서 무슨 사업을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올해 고2가 된 딸아이는 지난 16일 온라인 개학이 이뤄졌지만 계속되는 수강신청 오류로 한동안 수업을 받을 수 없었다. 정상적으로 수강신청이 된 교육 자료도 파일 저장은 불가, 2주간만 열람이 가능했다. 아이는 “수업자료를 재배포하지 못하도록 한 건 저작권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온라인의 특장점이 효율성인데 왜 열람기한을 2주로 제한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유튜버들이 실시간 쌍방향 영상 소통 플랫폼 ‘줌’을 이용해 각자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사진=유튜브 캡처)
2020년 봄, 코로나가 바꾼 일상이다. 달라진 세상에 많은 이들이 우왕좌왕이다.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전염병에 사회적 거리 두기는 5월 징검다리 연휴 마지막 날인 어린이날까지로 다시 연장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하면서 ‘언택트’(Untact·비대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혹은 언택트를 ‘단절’의 개념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접촉과 소통의 개념이 바뀌었을 뿐,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며 나름의 관계를 맺으며 산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듯이, 발로 안 되니 손을 더 바쁘게 움직이면서 말이다.

영화관은 넷플릭스가 대체하고 있다. 온라인몰은 백화점, 대형마트를 제치고 대세 쇼핑 채널로 자리를 굳혔다. 식당은 배달 서비스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의사협회 등의 반발로 도입되지 못했던 원격의료도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재택근무의 장단점을 고용자와 피고용자 모두가 체감하는 기회도 됐다. 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도 걸러졌을 것이다. 학교와 교사는 존재 이유와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와 있다. 단순히 지식을 채우는 일이라면 ‘일타 강사’가 있는 유명 학원을 찾아가거나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 된다. 학교 가기를 그렇게 싫어하던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하더니, 재택수업에 익숙해지고 집에서도 인터넷으로 친구들과 노는 법을 터득한 이후부터는 학교에 안 가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우리는 코로나 이후 세상을 대비해야 한다. 연결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소리다.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래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온라인으로 외부와 연결해 각종 활동을 하는 ‘온택트’(Ontact)다. 온택트는 언택트에 연결이 더해진 개념이다. 코로나로 외부와 단절된 새로운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일상을 영위하고 사회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코로나가 촉발한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 부상한 표준) 시대에도 필수불가결한 가치는 역설적이게도 ‘콘택트’(Contact·접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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