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7년 만의 무대, '더 좋은 배우 됐다'는 평가면 충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관객에게 듣고 싶은 평가는 단 하나예요. ‘7년 전보다 더 좋은 배우가 됐구나’라는 한 마디면 충분합니다.”

배우 주원이 뮤지컬 ‘고스트’로 7년 만에 무대에 복귀하는 각오를 전했다. 주원은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온라인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고스트’를 다시 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10월 6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고스트’는 1990년 개봉한 영화 ‘사랑과 영혼’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2013년 국내 초연 당시 두 남녀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마술과 영상을 활용한 최첨단 무대로 구현해내 화제가 됐다.

초연에서 주인공 샘 위트 역을 맡았던 주원은 이번 재연에서도 같은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전역 이후 무대에 서는 것도 이번 ‘고스트’가 처음이다. 그는 “7년 전에는 캐릭터나 작품 면에서 잘 몰랐던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엔 샘 역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주원이 자신감과 여유를 느끼는 것은 샘의 애절한 사랑에 조금 더 공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주원은 이번 공연에서 샘이 여주인공 몰리에게 “정말 신기하지 않아? 사랑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게…”라고 하는 걸 가장 인상 깊은 대사로 꼽았다.

“몸과 마음이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행복하다는 말이 마음에 가장 와 닿아요. 우리 뮤지컬의 주제를 잘 담고 있는 중요한 대사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7년 전과 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저한 발열 체크와 방역은 물론이고 연습실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주원은 “아직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샘과 몰리가 뽀뽀하는 장면도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는 맞춰보지 않고 있다”며 웃었다.

‘고스트’가 전하는 원초적이면서도 진실한 사랑의 감정이 코로나19 시대를 위로하는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 주원은 “코로나19 때문에 사랑의 가치는 물론이고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며 “관객에게 무조건 우리 공연을 보러 와달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공연장에 온다면 힘든 상황에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한 주원은 뮤지컬계에서 주목을 받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대중적인 스타로 성장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러나 여전히 무대에서는 그의 복귀를 간절히 기다려왔다.

주원 또한 무대의 특별함을 잊지 않고 있다. 내년 3월까지 5개월간 예정된 장기공연인 만큼 무대에 전념하기 위해 스케줄도 비워뒀다. 남들보다 더 빨리 연습실에 도착해 체력 관리를 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는 “공연을 하면 깨끗한 도화지처럼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며 오랜만에 서는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무대에서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감정선을 쭉 이어가며 연기해서 좋아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관객도 잊고 작품 속에 오롯이 들어와 있는 벅찬 감정을 느끼거든요. 앞으로도 뮤지컬은 물론이고 연극 등 무대에 계속 서고 싶어요.”

뮤지컬 ‘고스트’에서 주인공 샘 위트 역을 맡은 배우 주원(사진=신시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