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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김민아→박나래' 성별 대립 불러온 '성희롱 논란'

박나래 성희롱 논란, 하차 보이콧→경찰 고발까지
누리꾼 집단행동, 性대결 과열양상으로…방송가 긴장
"기득권 못누린 MZ세대 남성, 이중 잣대에 반발 심리"
"전체적 개선방안 모색해야…자문 과정 강화" 조언
  • 등록 2021-05-10 오전 11:00:00

    수정 2021-05-11 오전 8:14:22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일부 연예인들의 방송 중 발언, 프로그램 자막 등에서 비롯된 ‘방송가 성희롱 논란’이 남녀 성대결 양상으로 확대되며 걷잡을 수 없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특히 김민아, 박나래 등 최근 논란을 빚은 일부 여성 연예인들의 발언의 경우, 성희롱에 대한 지적을 넘어 집단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추세다. 출연진의 하차 및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해당 연예인을 대상으로 경찰 고발까지 이르는 수준이다. 이에 반발해 똑같이 죗값을 받아야 할 남성 연예인들을 찾아내자고 맞불을 켜는 여성 누리꾼들까지 가세하면서 방송을 제작하는 업계 관계자들의 시름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보이콧·고발 등 과열 양상→방송가 초긴장

데뷔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개그우먼 박나래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 박나래는 웹예능 방송 도중 성희롱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누리꾼에 의해 경찰에 고발됐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최근 국민신문고에서 박나래를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유통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해 고발인 조사까지 마쳤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신고를 받은 방송 영상이 현재는 삭제돼 찾을 수 없어 제작진 측에 영상자료를 요청했다”며 “영상자료 분석을 통해 해당 사안이 형사처벌 가능한 부분인지를 먼저 들여다 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박나래의 조사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나래는 지난 3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튜브 ‘헤이나래’ 방송 도중 남성 모양의 인형 장난감을 가지고 수위 높은 장난을 치는 등 남성에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이 여파로 박나래는 해당 프로그램 하차 및 폐지를 경험한 것은 물론 ‘나 혼자 산다’, ‘신박한 정리’, ‘놀라운 토요일’ 등 출연 중인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하차를 요구받았다.

박나래가 당시 자필 사과 편지를 공개하고, 최근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서도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나래에 앞서 방송인 김민아도 ‘남성 성희롱’ 논란으로 두 차례 비난을 받고 출연 중인 방송에서 모두 하차했다. 김민아는 지난해 5월 정부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왓더빽 시즌2’ 영상에서 중학교 남학생에게 “에너지가 많은 시기인데 그 에너지는 어디에 푸느냐”, “혼자 있을 때 뭘하냐” 등 질문을 던졌다가 논란에 섰다. 자숙 후 지난 2월 유튜브 채널 ‘왜냐맨하우스’로 복귀했지만, 복귀 한 달 만인 지난 3월 영화 ‘내부자’들의 장면을 흉내낸 대목 등이 비난을 받으면서 또 하차 수순을 밟았다.

지상파 A사 예능 PD는 “남성 누리꾼들의 보이콧으로 인해 여성 연예인이 방송에 하차하는 경우가 생기자, 비슷하게 물의를 빚은 남성 연예인을 찾아내 끌어내리고 하차시키자는 여성 누리꾼들의 반작용도 관측된다”며 “성대결이 과열되면서 언제 어디서 논란이 터질지 모르니 내부에선 긴장감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프로그램에 사용된 자막 때문에 ‘남혐’이란 지적을 받고 심판대에 서는 경우도 있다. KBS2 ‘1박 2일’ 시즌4는 지난해 7월 방송에 쓰인 ‘허버허버’란 자막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제작진의 남성 혐오 사상이 의심된다’는 지적으로 이어져 논란을 겪었다.

이에 대해 케이블 채널 B사 예능 PD는 “신조어 하나 쓰는 것도 조심스러워졌다. 제작진 전체가 이런 논란이 안 생기게 사전에 온라인 커뮤니티 용어, 문화를 공부해놔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왼쪽부터)박나래, 김민아. (사진=이데일리DB, SMC&C)


반발심리, 박탈감 주목해야…“자문과정 강화조언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열 양상이 여성의 권리 신장에 저항하며 나타나는 일종의 ‘백래시’(Backlash, 반발)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 기저에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 초·중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남성들의 박탈적 정서도 담겨있다는 분석 역시 뒤따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 남성은 기성세대와 달리 군 가산점 등 과거 남성이라 주어지던 젠더적 특권들을 거의 누려보지 못한 세대”라며 “이들의 입장에서 ‘미투 운동’을 기점으로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이들의 권리 신장을 위한 각종 정책들이 만들어지는 최근 몇 년의 과정들은 성평등 균형이 맞춰지는 게 아닌 오히려 남성이라 ‘역차별’을 받는 상황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이번 성희롱 논란을 겪은 여성 연예인들 사례도 ‘과연 남성이 같은 행동을 했어도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란 반발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여성을 향한 성차별적 대우, 언행에 대해 주의하는 분위기는 어느 정도 자리 잡히는 추세임에도, 역으로 여성이 남성에게 건네는 말과 행위는 관용의 영역처럼 여겨지는 이중잣대를 납득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연예인, 프로그램의 태도 문제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방송 전체적인 차원에서 주의 깊게 바라보고 개선할 방안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논란을 줄여나가기 위해 각 프로그램이 성인지 감수성 부문 자문 과정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도 덧붙였다.

(사진=KBS2 ‘1박 2일’ 시즌4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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