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폭증도 문제지만 그 요인이 주식투자 때문이란 점이 더욱 심각하다. 가계대출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주식투자자들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 대거 빚을 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달 말 있었던 SKIET 공모주 청약에는 역대 최대인 81조원의 청약증거금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15조원 정도가 금융권 대출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자금은 이달 초 청약이 마무리된 후 대부분 금융권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자금과 정보력이 뒤지는 개인이 여윳돈도 아니고 은행빚을 내서 위험자산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지 짚어볼 일이다.
지난 해 금융권 가계대출은 1년 전보다 7.9% 늘었다. 지난해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1.1%)한 것을 감안하면 과도한 수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낮춰야 한다. 당장은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이내로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이전에 가계의 이자 부담이 단기간에 급증하지 않도록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최대한 늦춰야 한다. 주식투자자들도 ‘빚투’(빚 내서 투자)의 위험을 잊지말고 불건전한 투자 행태를 자성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