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202.32 40.33 (-1.24%)
코스닥 1,031.14 12.99 (-1.24%)

‘직방’에 ‘공짜중개’까지…현대판 ‘길드’ 사라질까

중개보수 반값 이어 ‘공짜’업체 등장
개업 공인들 ‘생존권 위협’ 반발 커
직방 중개업 진출…사조직 없어지나
“중개시장 무한경쟁시대 가까이 와”
  • 등록 2021-06-25 오전 6:00:00

    수정 2021-06-25 오전 6:00:00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부동산 사모임은 말 그대로 ‘초상집’ 분위기예요.”

프롭테크 플랫폼 직방의 부동산중개업 진출에 이어 중개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겠다는 신생 공인중개사사무소(개업공인)가 등장하면서 중개시장이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기존 개업공인들은 생계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사조직망으로 구성된 공동중개 문화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연합뉴스)
중개보수 반값에 이어 공짜 업체 등장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1기 신도시 평촌 일대 부동산중개업소가 발칵 뒤집혔다. 반값 중개보수를 전면에 내걸고 영업한다는 ‘W’부동산에 이어 집 팔 때는 중개보수를 아예 받지 않겠다는 ‘K’부동산이 들어오면서다. 여기에 매도자와 임차인에게까지 무료로 중개하는 ‘Y’부동산까지 개업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중개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법정 수수료를 매도·매수자에게 다 받는 일반 개업공인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다. 평촌동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프롭테크 플랫폼인 직방이 중개업에 진출하면서 동네 부동산이 다 죽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전에 중개보수를 안 받고 박리다매 전략으로 뛰어드는 업체들 때문에 기존 부동산들이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공인중개사협회는 직방이 중개업에 진출하자 ‘골목상권’ 침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공인중개사들로부터 획득한 매물 정보를 기반으로 한 기업이 막대한 자금력과 정보력을 가지고 중개 시장에 진출한다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음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했다.

직방은 지난 15일 온라인으로 부동산 정보조회·매매·계약·수리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직방의 새로운 중개 플랫폼 이용료는 중개 수수료의 절반이다.

‘담합’ 일삼던 사모임 사라질지 관심

이 같은 경쟁구도가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넓히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결국 중개문화가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개업공인은 지역별로 회원사들이 ‘점조직’을 형성해 매물을 공동중개하고 자기들만의 규칙을 정해 담합을 일삼아 왔다. 일명 ‘현대판 길드’라고 불렸다.

이들은 ‘텐’ ‘마이스파이더’ ‘날개’ 등 사설 내부공동거래망을 이용하면서 공동중개했고 신규회원에게 가입비 300만~2000만원을 받고 모임을 유지해 왔다. 회원인 개업공인이 회칙에 어긋난 행동을 하면 수백만 원에 달하는 벌금도 내야 한다.

회칙에는 △매물가 상한선 정하기 △네이버에 ‘집주인매물’ 올린 업소와 공동중개 안 하기 △연장근무 제한 △공동중개 원칙 위반 시 중개수수료의 0.5% 벌금 △네이버 부동산에 사진 올리지 않기 등이 있다.

지난 2월 정부는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일명 ‘부동산담합처벌법’인 공인중개사법이 개정했다. 이 시기 지역별로 사모임이 해체하는가 싶더니 다시 활개치고 있다.

평촌의 비회원인 B개업공인은 “사모임에 가입하지 않으면 매물을 중개할 수 없도록 왕따를 시키고 이런 불법을 관할 구청이나 국토교통부에 신고해도 그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신규 개업공인은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서 사모임에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가입해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정부, 프롭테크 육성·경쟁체제 장려

정부는 프롭테크 신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하고 합리적인 중개보수를 위해 경쟁체제 도입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프롭테크는 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로 모바일 채널과 빅데이터 분석, 가상현실(VR) 등 하이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서비스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1차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2021~2025년)을 발표했다. 또한 중개사 사무소 대부분이 개인사업 위주여서 중개업 경쟁력이나 전문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경쟁을 통해 중개보수 인하를 유도하기 위기 위한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중개보수를 절감하는 중개법인에게 정부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반값 중개법인인 W부동산 대표는 “지역의 개업공인중개사들은 사모임의 공동중개 거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반값 중개를 통해 소비자에게 폭넓은 선택권과 업체간 경쟁으로 서비스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개시장이 경쟁체제로 가면 소비자들은 중개 수수료 인하를 기대할 수 있고 동네 작은 업소들도 그들만의 경쟁력을 갖고 소비자들에게 선택받는 시대가 가까이 온 것”이라고 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