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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퀴아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알링턴 카우보이스스타디움에서 열린 WBC 슈퍼웰터급 타이틀전에서 멕시코의 강자 안토니오 마가리토(32.멕시코)를 12라운드 내내 압도한 끝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파퀴아오는 1998년 WBC 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뒤 주니어페더급, 페더급, 슈퍼페더급, 라이트급, 주니어웰터급, 웰터급에 이어 슈퍼웰터급까지 8체급 정복에 성공했다. 최근 12연승을 질주한 파퀴아오는 통산 전적 52승2무3패 38KO를 기록했다.
반면 마가리토는 파퀴아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또다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통산 전적은 46전38승7패1무효 27KO.
파퀴아오는 자신보다 11cm나 키가 크고 15cm나 팔길이가 긴 마가리토를 상대로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부지런히 사이드스텝을 밟으면서 오른손 잽에 이은 왼손 카운터펀치를 노렸다.
파퀴아오는 간간히 마가리토의 묵직한 펀치에 다소 밀리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내 빠른 스피드로 마가리토의 공격을 피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파퀴아오의 속사포 펀치는 불을 뿜었다. 마가리토는 가드를 높이 올리고 파퀴아오의 발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렇지만 파퀴아오의 전광석화와 같은 연타에 오히려 고전할 뿐이었다.
파퀴아오의 펀치를 계속 허용한 마가리토는 이미 4라운드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오른쪽 눈 아래에는 출혈까지 일어났다. 파퀴아오는 갈수록 더욱 강하게 마가리토를 몰아붙였다. 파퀴아오의 펀치가 점점 매서움을 더한 반면 마가리토의 스피드는 갈수록 무뎌져만 갔다.
5라운드 들어 마가리토도 힘을 모두 짜내 반격을 펼쳤지만 파퀴아오에게 별다른 데미지를 주지 못했다. 오히려 파퀴아오의 송곳같은 펀치가 마가리터의 안면을 계속 파고들었다.
거의 매라운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끈 파퀴아오는 8라운드 부터 다소 지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틈을 노려 마가리토는 체격적 우위를 앞세워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 관중들을 열광시켰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하지만 10라운드 이후에도 파퀴아오는 무리하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이끌어갔다. 끈질기게 밀고 들어오는 마가리토의 공세를 정확한 카운터로 저지했다. 10라운드 10여초를 남기고는 원투 스트레이트 정타로 마가리토를 그로기에 몰아넣기도 했다.
깔끔하게 자기 스타일대로 11, 12라운드를 마감한 파퀴아오는 결국 판정 결과 큰 점수차로 마가리토를 누르고 또 하나의 새로운 타이틀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세 명의 부심이 120-108, 118-110, 119-109로 채점했을 만큼 파퀴아오의 일방적인 경기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