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좌관이다]전업 코스는 ‘대관’…여당 출신 몸값 높아

국회 떠나는 이유, 직업불안정성과 스트레스
‘위인설관’ 논란 속 부처 이동
“갑질 당할 땐 보좌진 시절이 그립기도”
  • 등록 2019-06-20 오전 6:10:00

    수정 2019-06-20 오전 8:47:08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국회 보좌진은 드나듦이 빈번하다. 의원실과 의원실을 넘나들면서 ‘보좌진’ 삶을 이어가기도 하지만, 아예 적(籍) 을 옮기는 경우도 적잖다. 국회사무처 자료를 토대로 한 ‘국회의원 보좌직원 제도의 개선방안 모색’ 논문(박영호·박재성 저)을 보면, 16대 국회부터 19대까지 보좌진은 짧게는 2년9개월에서 길게는 6년7개월 가량 재직했다. 공무원 신분인 보좌진은 이제 10년을 근무하면 공무원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평균 재직기간은 10년이 채 안됐던 셈이다.

보좌진들이 국회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업 불안정성 때문이다.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의 이두현 비서는 지난해 가을 131명의 보좌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낸 석사논문에서 “보좌진 이직의도를 증가시키는 요인은 직업 불안정성과 업무량, 유해한 리더십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부부처로 옮긴 민주당의 한 전직 비서관 A씨는 “국정감사 스트레스가 엄청났다”며 “피감기관으로 자릴 옮겼지만, 우린 하루만 감사를 받으면 되니 비교할 수 없이 편해졌다”고 했다.

이렇듯 국회를 떠나는 보좌진들의 대표적인 전업 코스는 ‘대관’ 업계다. 정부 산하기관, 정부 유관기관, 기업 등 국회 업무와 관련성이 높은 직장은 수두룩하다. 국회 생리를 잘 알고, 현역 보좌진들과도 친분이 있는 전직 보좌진들은 ‘국회 업무’ 담당에 강점 있는 인재로 여겨진다. ‘로비스트’와 흡사하단 얘기다.

특히 영향력이 있는 여당 출신의 보좌진들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정권이 바뀌면 보좌진 출신 인사들의 이직이 ‘위인설관’으로 공격받는 경우도 적잖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선 우원식, 민병두, 제윤경 의원실 등에서 일했던 보좌진이 정부부처 등에 국회업무를 위해 채용돼 자유한국당의 타깃이 됐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때도 마찬가지다. 야당의 사퇴 압박에 시달린 안홍철 사장이 있던 한국투자공사에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던 강길부 의원의 보좌관이 대외협력팀장으로 옮겨 논란을 산 예가 대표적이다.

대관직으로 옮긴 이들도 때로는 국회가 그립다고 입을 모은다. ‘갑’에서 ‘을’로 내려앉자 수모 겪은 이들은 옛 시절을 떠올리곤 한다. 기업 대관직을 맡고 있는 전직 보좌관은 “가끔 보좌진들 태도에 ‘아, 이런 게 갑질이었구나’하고 지난날을 반성할 때가 있다”며 “친했던 사람들도 어느 순간 ‘불가근불가원’ 식으로 거리를 두고 나를 대하더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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