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 52시간제, 처벌 유예가 해법 아니다

  • 등록 2019-06-24 오전 6:00:00

    수정 2019-06-24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노선버스업, 방송업, 광고업 등 300인 이상 특례제외 업종에 대한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 부여방안을 또 들고 나왔다. 현장에서는 처벌 유예는 근본 대책이 아니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300인 이상 기업에 주 52시간제 도입을 앞두고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 6개월을 부여했다. 이후 지난해말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짧아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노동시간 단축을 추진 중이나 준비 기간이 부족한 기업에 한해 계도기간을 3개월 추가 연장했다.

정부가 땜질식 처방만 내놓는 사이 현장에선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버스 업계만 하더라도 6월 말에 경기 시내·시외버스와 경상·전라·충청 등 전국 버스업체 소속 노동자의 임금협상 시효가 만료돼 새 임협을 체결해야 한다. 계도기간 부여로 3개월의 시간을 벌기는 했지만 신규 인력 채용과 임금 보전 방안 등 노사 교섭을 모두 완료하기엔 촉박한 시간이다.

일부 노조는 노사 협상의 진척이 없다면 7월 중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버스업체의 이기적 행태도 문제다. 버스요금을 200원 인상하기로 한 경기 광역버스업체들은 인상분을 전액 신규인력 채용과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비용 보전에 쓸 수는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과거 적자분도 보전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내년 1월부터는 50~299인 기업 약 2만7000개에 주 52시간제가 적용된다. 이때도 정부는 계도기간을 계속 연장하는 방법으로 눈 앞의 불끄기에만 연연할 지 걱정이다.

물론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보완책으로 내놓은 탄력근로제 기간 연장방안은 국회 공전으로 표류하고 있으니 딱히 해법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주52시간제 도입은 시대적 흐름에 따른 현실이다. 워라벨 뿐 아니라 안전사회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정부는 탄력근로제 입법이 완료되도록 노력하고, 유연근무제 도입 등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다양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까지 말아야 한다. 처벌 유예가 능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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