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버라이어티쇼 ‘트레이시 울먼 쇼’의 한 꼭지로 방영을 시작한 ‘심슨 가족’은 1989년부터 폭스TV에서 정식 프로그램으로 매주 한 편씩 방영하고 있다. 최근 시즌 30을 마치고 올가을 시즌 31 방영을 앞두고 있다. 심슨 가족 5명과 이들을 둘러싼 스프링필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국 대중문화 대표 콘텐츠로 미국 시트콤·애니메이션 사상 최장기간 방영 기록을 매 시즌 갈아치우고 있는 인기작이다.
이 작품의 대표적인 캐릭터는 바로 아빠 호머 심슨이다. 샛노란 피부, 엄청나게 큰 눈, 반들반들하게 벗겨진 머리, 덥수룩한 수염 자국에 불룩 튀어나온 배는 호머의 트레이드 마크. “뜨악!”(D’oh!)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그는 늘 맥주와 도넛만 생각하는, 철학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만화영화에 심오한 의미 따윈 없어. 싸구려 웃음을 선사할 뿐이라고!” 누군가는 호머의 말처럼 ‘심슨 가족’에서 철학을 찾는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30년간 긴 생명력을 이어온 콘텐츠에는 세상의 이야기가 알게 모르게 녹아드는 법이다. 비록 만화지만 ‘심슨 가족’ 속 다양한 인간군상에서 길어올린 ‘철학의 향연’은 우리의 삶 또한 철학과 밀접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