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바이러스를 이기는 공동체의 힘

공동체내 개체 옮겨 다녀야 생존·번식하는 바이러스
코로나19 공포의 본질은 바이러스 아닌 공동체내 전파
지역감염 확산에도 자가격리·검사 거부하기 다반사
자기 희생으로 공동체 살린 오병이어 기적 필요한 때
  • 등록 2020-02-26 오전 1:21:00

    수정 2020-02-26 오전 7:17:5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바이러스(Virus)는 라틴어 `비루스(Virus)`에서 온 단어로, 그 뜻은 `독물`이나 `독소`다. 일종의 단세포 동물인 세균(박테리아)에 비해 더 작은 구조로 돼 있는 바이러스는 세포 단위도 되지 못할 정도의 크기라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이라는 뜻에서 `반(半)생물`이라고도 한다. 이렇다보니 바이러스는 다른 살아있는 세포가 있어야만 이를 이용해 번식이 가능하며 생물 간 타액이나 접촉에 의해 다른 개체로 옮겨져 증식한다.

결국 동물이나 사람에게 해로운 바이러스가 생겨났다면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공동체 내 다른 개체에 옮겨 다니며 생명과 번식을 유지해야 하는 반면 동물이나 사람은 자신이나 자신의 공동체 일원이 이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이 둘 사이의 싸움에서 어느 쪽이 우세한가가 이 바이러스의 명운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명명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작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 발생한 뒤 바다 건너편 대한민국을 종횡무진 휘젓고 있다. 더 오랫동안 생존하고 왕성하게 번식하려는 코로나19의 위력이 어찌나 센지 이 바이러스를 퍼뜨리지 않으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을 훨씬 앞서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달리 말하면, 이 바이러스를 끊어내려는 우리의 절실함이 어떻게든 살아 남으려는 코로나19의 그 것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사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자체는 우리가 공포감을 가질 정도는 아니다. 현재 2% 안팎으로 추산되는 코로나19의 치사율은 과거 사스나 메르스 등에 비해 낮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가 완치된 환자들도 평소 지병(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감기몸살에 걸린 정도로 앓다 만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오히려 우리가 가진 공포의 더 큰 부분은, 나와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는 누군가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나에게 그 바이러스를 옮길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천지로 불리는 종교단체는 예배와 모임 등을 통해 코로나19의 전국적 집단 감염을 유발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가격리하고 검사에 응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이야말로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라며 억울해 한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관철시키겠다며 이 위험 속에서도 법 집행을 비웃으며 도심 속 집회를 강행하는 단체들도 있다.

일반 시민들 중에서도 자각 증상이 있는데 보건당국의 검사에 불응하거나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한 채 버젓이 일상생활을 해온 사람이 있었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끼거나 타인에게 비말을 전파하지 않도록 매너있게 기침하는 일을 번거롭다 여기는 사람도 아직 있다.

인간의 공동체 생활은 변형된 신종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약점이 된다. 그러나 그 어떤 강력한 신종 바이러스라 해도 그를 극복할 수 있는 힘도 공동체를 이루고 살 수 있는 인간의 힘에서 나오는 법이다. 사람 많은 곳을 되도록이면 방문하지 않고 출입시 세정제로 손을 소독하거나 깨끗하게 손을 씻고 공공장소나 대중교통 내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은 물론 가벼운 증상만 있어도 조사를 받아보는 등 약간의 수고로움을 감수함으로써 당국의 그 어떤 사후적인 조치보다 효율적일 수 있는 예방에 동참하는 일이다.

개인의 편함을 조금씩 희생해 공동체 전체를 살리려는 이타적인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그렇지 않으면 공동체에 기승하며 그 이익을 좀 먹는 바이러스와 다를 바가 어디 있겠는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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