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같은 품귀 현상이 정부의 힘으로도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백신을 구하지 못해 접종을 하지 못하는 일이 겨울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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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2만8476개 의료기관에 공급된 독감 백신은 2678만 도즈로 전체 유통량의 92.4%다. 대부분의 백신이 공급된 상태인데 유독 만 12세 이하 어린이 백신만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과 백신 제조사들은 정부의 낮은 단가와 코로나19 때문에 만 12세 이하 백신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 접종과 일반 성인이 3만~4만원을 내고 접종하는 유료 백신의 공급 과정은 같은데, 무료 접종은 정부가 돈을 내는 바람에 단가가 낮다 보니 백신 제조사 입장에서는 단가가 낮은 쪽 공급을 꺼릴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제조사들이 애초 올해 만 12세 이하 어린이 접종이 많은 소아과 쪽으로는 물량을 그리 많이 공급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유행 우려로 유료 백신 수요가 컸기 때문에 만 12세 이하 백신 물량이 예년보다 적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정부는 의료기관이 유료 접종용으로 구입한 백신을 만 12세 이하 어린이에게 접종할 경우도 무료 백신 단가만 지급하도록 제조사와 이미 협의를 마쳤기 때문에 단가 문제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이미 발주했던 만 12세 이하용 백신에 대한 접종을 끝낸 대부분 소아과나 내과는 추가 물량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이 외 추가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부모들 사이에서 `백신이 부족하면 다른 지역으로 원정 접종을 가거나 유료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12세 이하 접종과 임신부 접종은 민간 개별 구매 방식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소아청소년과와 의료계 요청이 있었다”며 “내년에는 의료계와 협의해 전체 조달 방식으로 공급하는 방식 전환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