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 뛰어넘은 여성 트럭 정비사 "70kg 타이어도 거뜬"

볼보트럭코리아 여성 정비사 연다솜·송유진씨
3주간 집중교육·인턴 과정 거쳐 정식 정비사로 근무
여성이라고 못할 일 아냐…'답이 있는' 매력적인 일
"전기트럭 시대 선도적 정비사 되고파…좋은 선배도 목표"
  • 등록 2022-06-24 오전 7:24:24

    수정 2022-06-24 오후 1:30:40

[동탄(경기 화성)=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타이어 한 개 무게가 70kg에 달합니다. 처음엔 옮기기도 힘들었는데 이젠 자연스럽게 다룹니다. 매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 이 일의 매력이죠.”

(왼쪽부터)볼보트럭코리아에서 여성 정비사로 일하고 있는 송유진씨와 연다솜씨. (사진=손의연 기자)
23일 경기 화성 동탄에 위치한 볼보트럭코리아 본사에서 여성 정비사 연다솜(31)씨와 송유진(28)씨를 만났다. 이들은 볼보트럭코리아가 지난해 처음 모집한 ‘제1기 여성정비사 교육프로그램’ 졸업생이다.

국내에서 여성 트럭 정비사는 흔치 않다. 볼보트럭코리아에도 연씨와 송씨 이전에 1명 만 있었다. 여성이 일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인식이 있어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이 벽을 깨고자 여성 정비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60여 명의 여성이 지원했고 연씨와 송씨를 포함한 8명이 교육생으로 선발됐다. 이들은 3주간 집중교육을 거쳐 올해 1월부터 볼보트럭코리아 서비스 네트워크 현장에서 정식 테크니션으로 근무하고 있다.

송씨는 “아버지가 대형 트럭을 운전했다. 나는 대학에서 스마트자동차학과를 전공했는데 교육생 중 유일하게 상용차와 연이 있는 경우였다”며 “상용차는 장비도 특수해 익히는 과정이 생소해 적지 않게 고생했다. 교육과정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니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씨도 “‘상용차’라는 단어도 몰랐지만 볼보트럭 교육 프로그램 공고를 보고 트럭에 대한 관심이 생겨 지원했다”며 “볼보트럭 이론과 현장 교육 프로그램은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고 현장 노하우도 함께 배울 수 있어 무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 잘 돼 있어 반복해보고, 차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자격증 공부도 병행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 크고 무거운 부품들이 많다 보니 처음엔 여성으로서 체력적인 어려움도 겪었지만 금세 극복해냈다. 송씨는 “온몸을 쓰면서 일하다 보니 처음엔 근육통도 있었고, 몸무게도 5kg나 빠졌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단련돼 거뜬하다”며 “상용차가 커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막상 들어와서 겪어보니 걱정할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일터에서 만나는 동료와 고객들은 대부분 남성이다. 여성이 드물다 보니 처음에 의아한 시선이 많아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좀더 섬세한 의사소통을 무기로 우려를 물리쳐냈다. 연씨는 “어떤 고객들은 우려스러운 표정으로 차를 맡기기도 했지만, 정비사로서 고객과 상담하다 보면 어느새 부드러운 표정으로 바뀐다”며 “정비를 마친 뒤 고객의 만족스러운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연씨는 “처음에 어색해했던 동료들도 이젠 누나, 동생 하며 장난도 치고 서로 열심히 알려주고 해서 분위기도 좋다”고 미소 지었다.

두 여성 정비사는 트럭 정비의 매력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전기차 시대가 오면 선도적인 정비사가 되겠다는 야무진 다짐도 밝혔다. 송씨는 “여성을 잘 뽑아주지 않는 업계지만, 기회가 있다면 권하고 싶다”며 “정비에는 ‘답이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보람 있어 도전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곧 전기 트럭이 국내에 들어오는데 새로 공부할 게 많겠지만 그만큼 기대가 크다”며 “앞으로 혼자서 차를 완벽하게 고칠 수 있는 정비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씨도 “지루할 틈이 없어 성취감을 느끼기 굉장히 좋은 일”이라며 “공장장님이 ‘우리는 차를 고치는 의사’라고 얘기하는데, 차에 애착이 큰 고객들을 보다 보면 정말 그런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면서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 트럭에 대해 호기심이 많이 생기는데, 앞으로 많이 공부하고 물어보는 정비사가 되려고 한다”며 “나중에 들어올 여성 후배들을 위해서 든든한 선배가 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볼보트럭코리아에서 여성 정비사로 일하고 있는 연다솜씨와 송유진씨 (사진=손의연 기자)


연다솜 볼보트럭코리아 정비사가 업무 현장에서 트럭 하부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사진=손의연 기자)


송유진 볼보트럭코리아 정비사가 트럭 내부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오르고 있다. (사진=손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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