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수요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공장가동률을 더욱 낮추는 등 생산량 감축을 통한 버티기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주요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현재 NCC(납사분해)공장 가동률은 60~70%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의 경우 통상 45일이 소요되는 정기 대보수 기간을 60일로 늘려 지난해 말부터 재가동에 나섰지만 가동률은 지난해 80%대 수준보다 더 떨어졌다. 여천NCC의 경우 지난해말 종료 예정이던 정기보수를 내년 2월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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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는 66.75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110달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은 300달러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톤당 300달러를 밑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8개월째다.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인 셈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월별 1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최근 석유화학 기업의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지난해 4분기 LG화학(051910)의 컨센서스(증권업계 평균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15조213억원, 영업이익은 6615억원이다. 이는 1개월 전 전망치(매출액 15조694억원, 영업이익 8009억원)보다 매출액은 481억원, 영업이익은 1394억원 줄어든 수치다. 롯데케미칼(011170)도 지난해 4분기 매출 5조7668억원, 영업손실 915억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달새 영업적자 폭은 28억원 확대됐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업황은 중국 수요 복원 강도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면서 “특히 공장 가동 정상화 시기는 단순한 수익성 개선 수준이 아니라 중국내 쇼티지(공급 부족)현상이 나타나는 등 국내 석유업체들이 일정량 주문 물량을 확보한 뒤에나 비로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