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의원 고소' 아나운서協 "발언에 책임져야"

강용석 의원 상대로 21일 민·형사 고소장 접수
강 의원 의원직 사퇴와 공개 사과 요구
  • 등록 2010-07-21 오전 11:06:45

    수정 2010-07-21 오전 11:39:29

▲ 성세정 아나운서협회장(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아나운서협회가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마포을)을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검찰에 형사 고소했다.

아나운서협회장 성세정 KBS 아나운서를 비롯해 부회장인 김성은 KBS 아나운서, 이재용 MBC 아나운서, 손범규 SBS 아나운서는 협회 소속 500여 아나운서를 대신해 21일 오전 서울 남부지검을 찾아 소장을 접수했다.

성 아나운서협회장은 "강 의원의 유감스러운 발언은 여성을 비하하고 특정 직업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다"며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한 발언인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성 아나운서협회장은 이 자리에서 "강 의원의 공개 사과"를 정식으로 요구했다.

강 의원이 공개 사과를 한다면 고소를 취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공개 사과를 받은 후 협회 차원에서 논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 손범규, 성세정, 김성은, 이재용 아나운서

성 아나운서협회장은 또 "강 의원 한나라당 제명과 별개로 이 문제는 의원 자질의 문제"라며 강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에 소장을 제출한 성 아나운서협회장은 바로 남부지법을 찾아 강 의원을 상대로 정신적 피해보상에 대한 민사소송을 함께 제기했다.

성 아나운서협회장은 위자료 청구액에 대해서는 "사회 통념상 그리고 법이 허락하는 범위의 액수를 청구했다"며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남녀 대학생 20여 명과의 저녁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희망한다는 한 여대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아나운서협회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강용석 의원의 천박한 여성관과 비뚤어진
직업관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어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는 강 의원의 발언은 아나운서 직업과 아나운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아나운서들, 그리고 아나운서 지망생,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학생들 모두를 모욕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며 "이에 대해 대한민국의 모든 아나운서들은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강 의원은 20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 "허위·왜곡 보도"라며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 청구와 함께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맞섰으나 당에서 제명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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