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외도 정경화 "재즈 타이밍…계속해볼 생각"

바이올린 여제 첫 재즈 도전
평창겨울음악제 개막공연 서
재즈보컬 나윤선과 2곡 협연
"클래색과 다른 자유로운 선율
춤추듯 연주…너무 행복해"
  • 등록 2016-02-29 오전 6:16:00

    수정 2016-02-29 오전 6:16:00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8)가 25일 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평창겨울음악제’ 개막공연에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세계적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와의 협업무대를 통해 생애 처음 재즈에 도전하고 있다(사진=평창겨울음악제).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클래식은 짜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재즈는 다르다. 첫 데뷔곡이 된 ‘고엽’의 가사를 보면 끈적끈적하다. 그날의 분위기, 감성 표현이 다 가능하다. 그게 너무 신선했고 자유로웠다. 이런 경험을 하려고 평생을 그렇게 노력했구나 싶더라. 계속 재즈를 배워볼 생각이다.”

바이올린 인생 60년 만에 처음 재즈에 도전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8)는 시종일관 “너무 행복하다.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무대를 마음껏 즐겼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 25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콘서트홀에서 연 ‘평창겨울음악제’ 개막공연에서 재즈 데뷔무대를 치른 정경화는 이튿날 인근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정경화는 “10대에 엘라 피츠제럴드, 레이 찰스, 오스카 피터슨 등 재즈를 많이 들었지만 클래식과는 정말 다르다. 재즈는 즉흥이 있어 같은 곡도 연주자마다 톡특한 스타일이 나온다”며 “나윤선 씨를 만나고 재즈연주를 할 용기가 났다”고 말했다.

정경화는 전날 공연에서 깜짝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세계적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와 함께 2곡을 연주했다. 대중에 익숙한 ‘고엽’과 울프가 정경화의 연주를 듣고 직접 작곡한 신곡 ‘그란디오소’(웅장하게)를 선보였다. 이날 객석은 600여명의 청중으로 북적였고 춤을 추듯 음악에 몸을 맡긴 정경화는 그의 내공과 흥, 끼로 무대를 달궜다.

첫 도전인 만큼 어려움도 있었다고 했다. “지금 내 모토는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낫다’다. 그래서 시작하긴 했지만 전혀 안 해봤기 때문에 악보를 쓱 읽지 못하겠더라. 악보도 늦게 받은 터라 ‘이거 안 되겠구나’ 싶었다. 리허설을 했는데 너무 불편한 거다. 자신이 없어졌다. 그래서 바로 윤선 씨에게 ‘내가 준비됐을 때 다시 합시다’란 편지를 보냈는데 잘 반응해 주더라. 그 뒤 막힌 게 좀 뚫렸다. 가능성은 있구나 싶었다. 영국에서 낮엔 연주하고 새벽에 연습했다. 하하.”

지금 재즈에 도전한 것이 딱 맞는 타이밍이라고도 했다. “계속 재즈를 해볼까 생각 중이다. 더 배웠으면 한다. 사실 칠순에 접어들어 ‘브람스 협주곡’ 같은 것을 하려면 체력이 달린다. 바흐도 예전에는 몇십번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기를 쓰고 한다. 그런데 재즈는 지독하게 몸을 쓰지 않아도 되는 점이 너무 편하다. 탐험해볼 만하다.”

젊은 음악가에게는 먼저 자기만의 색깔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누구나 때가 있다. 요즘 친구들은 너무 급하다. 내가 평생 노력한 게 색채다. 인내와 믿음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자기마다 시간이 있다. 하고 싶은 걸 찾아야 한다.”

또 미치도록 힘들 때 발전한다고도 했다. “내 스승은 ‘자기가 만족하고 즐거울 때는 진보가 없다’고 했다. 연주회에선 웃다가 호텔에 와서 내내 울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미치도록 괴로울 때 진보할 수 있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딱 잡고 해나가면 강해진다. 무지개를 좇는 것과 마찬가지다. 무지개를 따라가면 그 속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다. 예술가는 거기에 도착하지 않는 것이 좋은 거다. 하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8·오른쪽)가 26일 오전 강원도 평창 인터컨티텐탈 호텔에서 ‘평창겨울음악제’ 개막공연에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세계적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와의 협업무대를 통해 생애 처음 재즈에 도전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평창겨울음악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8·오른쪽)가 25일 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평창겨울음악제’ 개막공연에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왼쪽), 세계적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와의 협업무대를 통해 생애 처음 재즈에 도전하고 있다(사진=평창겨울음악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8)가 25일 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평창겨울음악제’ 개막공연에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세계적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와의 협업무대를 통해 생애 처음 재즈에 도전한 뒤 즐거워하고 있다(사진=평창겨울음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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