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외면하고 ‘감염원 유입차단’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게 화를 키운 근본 원인이다. 사태 초기 질병관리본부가 ‘중국 전역 입국제한’을 요청했지만 관계장관회의에서 묵살됐다고 한다. 의사협회의 거듭된 ‘중국발 입국금지’ 건의도 무시됐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중대 사안을 ‘한·중 관계’에 미칠 파급효과를 따져 판단한 것은 심각한 오류가 아닐 수 없다. 미국·베트남·대만은 물론 심지어 중국과 ‘혈맹’인 북한까지 중국발 입국을 거부한 것과 대비된다.
그 결과는 참혹하기만 하다. 어제까지 확진자가 12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2명에 이르렀다. 앞으로 얼마나 더 희생자가 나올지 사회적인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일본·이스라엘 등 30여개 나라에서 입국금지 및 제한을 당하는 ‘왕따 국가’로 전락했다. 사태 발원지인 중국조차 한국인을 격리·봉쇄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수모도 이런 수모가 없다. ‘문 대통령 탄핵’ 청원이 빗발치고 있는 이유다. 정부는 국민의 뜻을 헤아려 이제라도 빈틈없는 조치로 사태 종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