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로나 쇼크 대응에 30조 쏟아붓겠다는 정부…걸림돌 넷

①통합당 반발 “총선용 예산 안 돼”
②실효성 의문 “착한 임대인 관건”
③빚 부담 “금융위기 때보다 악화”
④증세 논란 “민간경기 위축될 것”
  • 등록 2020-03-02 오전 5:00:00

    수정 2020-03-02 오전 7:23:00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서울 배화여자고등학교 본관 앞에서 거행된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위축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며 “‘코로나19 극복 민생·경제 종합대책’도 신속하게 실행할 것이다. 이를 위해 예비비를 적극 활용하고 추경 예산을 조속히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이명철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대응 대책을 발표했지만 각종 악재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야당의 반발, 대책 실효성 논란, 적자재정 부담, 증세 우려가 동시에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정부가 적재적소에 시급히 재정을 풀어 경기 악화를 방지하되 세금낭비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남기 “코로나19 엄중, 대책 속도낼 것”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피해극복 지원 및 경기보강’ 대책에 총 30조원 안팎 재정을 투입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8일까지 △방역 대응을 위한 목적예비비, 저비용 항공사 융자 등 4조원 △중소기업·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16조원 규모의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주에 발표되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포함하면 지원 규모는 총 3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에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만큼 엄중하다”며 “(대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추경 방향은 방역체계 고도화, 민생안정 지원 등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신속한 집행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추경부터 가시밭길이다. 미래통합당은 추경 편성에 찬성하면서도 민생 지원안을 놓고선 깐깐한 심사를 예고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추경 편성하면서 엉뚱한 4월 총선용 선심성 예산을 끼워 넣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야당이 반발하면 법안 통과도 쉽지 않다. △이른바 ‘착한 임대인’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 △체크·신용카드 소득공제율 2배로 확대 △영세 개인사업자의 부가가치세 경감 △승용차 구입 관련 개별소비세 70% 인하 대책 등은 국회에서 세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시행될 수 있다. 앞서 작년 추경은 여야 이견으로 국회에 제출된 지 100일 만에 늑장 통과됐다.

대책 실효성도 고민이다. ‘착한 임대인’ 지원 대책은 정부와 임대인이 각각 50%씩 임대료 인하분을 부담하는 것이다. 민간 임대인의 자발적 참여 없이는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장은 “정부 대책의 방향은 맞지만 현장에서 효과를 낼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추경과 함께 코로나19 재정준칙 만들어야”

국가재정 상황이 악화하는 것도 부담이다. 나라곳간이 이미 비어 빚을 낼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다. 결산 결과 지난해 1년 간 쓰고 남은 나랏돈(일반회계 세계잉여금 기준)은 619억원에 그쳤다. 10조원 안팎의 추경을 적자국채로 충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재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2018년 기준)는 40%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4위로 부채 비중은 낮다. 하지만 부채 증가 속도는 가파르다. 2001~2018년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11.1%로 OECD 6위다. 부채가 늘어날수록 국가재정 지표인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올해 -3.6%에서 금융위기(2009년 -3.6%) 때보다 악화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상반기에 추경으로 재정을 풀고 총선 이후 하반기에 증세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 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결국 증세 논란으로 어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에 증세가 추진되면 민간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가 위축되면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기재부가 올해 2.4% 성장률을 전망했지만 국내외 기관들은 1%대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면서 재정건전성 대책도 함께 내놓을 것을 주문했다.

송기종 나이스신평 국제사업실장은 “올해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어 시급히 재정을 투입하되 재정준칙도 만들어야 한다”며 “재정 지출의 상승률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부채 증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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