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되면 10~20% 단타수익 보장”…커지는 사전유출 의혹

3기 신도시 6곳, 최근10년 거래량 보니
신도시 지정 전 거래량 증가세 뚜렷
변창흠 “메리트 없다”는데 왜 샀나
전문가들 “보상에 인센까지 충분히 수익”
  • 등록 2021-03-10 오전 6:00:00

    수정 2021-03-10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나리 김미영 정두리 황현규 기자] “토지 보상비에 각종 인센티브까지 따지면 택지로 수용되더라도 남는 장사다. 보상비가 얼마 안돼 그 땅(택지)을 사는 건 바보짓이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은 틀렸다.”

공직자 땅투기 여부 조사대상인 3기 신도시 6개지구(인천계양·고양창릉·부천대장·남양주왕숙·하남교산·광명시흥)의 토지 거래량이 발표 직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보 사전유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투기꾼들이 토지보상을 노리고 대거 몰려들었다는 분석이다. 변창흠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땅투기 의혹에 관해 언급하면서 “신도시 수용 땅 매입은 메리트(장점)가 없다”고 했지만, 시장에선 ‘그래도 남는 장사’란 평가다.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및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모습(사진=연합)
신도시 발표 전 ‘2배’ 뛴 땅거래…이미 알고 샀다?

9일 이데일리가 한국부동산원 통계정보시스템을 통해 3기 신도시 지역의 최근 10년 순수토지(건축물 제외)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인 6개지구 모두 지정 발표 전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2월 3기 신도시로 선정된 인천 계양구의 순수토지 거래량은 그 해 1484필지에 달했다. 2014~2016년엔 연평균 거래량이 700필지 정도에 불과했지만, 택지 지정 가능성이 나오기 시작한 2017년 들어 1052필지로 거래량이 늘면서 2018년 정점을 찍었다. 특히 3기 신도시로 발표되기 직전 토지 거래량은 큰 폭으로 뛰었다. 2018년 9월 73필지에 불과했던 토지 거래는 11월 336필지로 약 5배 증가했다.

같은 시기 3기 신도시로 발표된 하남시의 경우 2018년 거래량은 4134필지로 전년도 3639필지보다 13% 증가했다. 월별로 보면 같은 해 9월 235필지에 그쳤던 토지거래건수는 점차 늘어 신도시로 낙점된 12월 472필지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고양시도 마찬가지다. 2019년 5월 창릉신도시로 선정된 이 곳은 같은 해 초부터 토지 거래량이 눈에 띄게 불어났다. 2019년 1월 토지 거래량은 1093필지로 전년도 월 평균 거래량인 611필지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LH 직원들이 땅을 산 광명·시흥지구의 시흥은 작년 8·4대책 때 지구 지정설이 고조되면서 그 해 6~7월 거래량이 각각 1000필지에 육박했다. 그 이전엔 500~700필지 정도였다. 남양주의 경우 한 해 토지거래량은 2014년 9000필지를 밑돌다, 2018년 신도시 지정 발표 전인 2016, 2017년엔 각 1만1000필지를 넘어섰다. 부천도 2019년 5월 신도시 발표 직전 두 달 동안 월평균 200여필지가 거래돼 전년 같은 기간(100필지)의 2배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해당 지역이 신도시로 지정될 것을 예측한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로 분석한다.

이창동 토지정보업체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고양 창릉은 3기 신도시 발표 전에 LH직원으로부터 도면 유출 사건이 발생한 곳”이라며 “다른 지역들도 투자자들 사이에선 개발된다는 소문이 나왔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변창흠 ‘바보짓’이라지만…“1~2년 전 사면 수익 10~20%”

신도시 지정 전 투자자들이 서둘러 땅을 사들인 건 토지 보상을 노렸기 때문이다. 토지가 강제수용되면 토지 보상비로 지급되는 현금 외에도 LH 직원들처럼 묘목을 심었을 경우 묘목 보상비와 이식비 등이 나온다. 특히 조건에 따라서는 단독주택용지, 아파트 공급권 등까지 챙길 수 있어 차익이 쏠쏠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신도시 인근 지역들이 많이 오르기 때문에 신도시 예상지 옆 땅으로 수요가 몰리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지구 내 토지로도 충분히 ‘단타’ 수익을 거둘 방법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 땅을 매입하지 못할 경우 개발예정지 내로 눈길을 돌려 수익을 좇는단 얘기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도 “맹지 같은 경우는 값도 싸기 때문에 정보를 알고 들어가 미리 사면 큰 이득”이라고 봤다.

토지로만 10~20%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창동 밸류맵 팀장은 “지구로 선정되기 1~2년 전에만 사도 대략 10~20% 수익률이 난다”며 “최근 시세로 샀다면 손해가 가지 않도록 대략 10% 정도를 더 쳐준다”고 말했다.

일단 사두면 땅값이 오른다는 믿음도 투기를 키운 이유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광명시 지가 지수는 101.57로 2년 전에 비해 11.47% 올랐다. 광명시흥을 비롯한 이들 3기신도시 6곳이 사업지로 선정되기 전 2년간 평균 지가지수 상승률은 8.9%에 이른다.

투기 방지를 위해서는 결국 신도시 개발 방식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김인만 소장은 “정부가 신도시 등 신규 택지개발 시 국민에게 정보를 미리 개방해야 투기를 근절할 수 있다”며 “현행 비밀주의 방식을 공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사유재산 침해 소지가 있지만 공익을 위해 신도시 예정단계부터 광범위하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설정해 지구 지정에서 제외되면 해제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토지보상만 해도 소유 기간에 따라 보상 수준을 차등화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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