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광화문서 도산서원까지...퇴계와 함께한 '인문학 여행'

퇴계의 길에서 길을 묻다
이광호 외|296쪽|푸른역사
  • 등록 2021-04-07 오전 6:00:00

    수정 2021-04-07 오전 6:00:00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퇴계 이황(1501~1570)은 ‘동방의 주자’로 불린 조선시대 대유학자다. 성호 이익은 퇴계를 공자, 맹자에 견주어 ‘이자(李子)’라고 칭했을 정도다. 오늘날 퇴계는 일반인들에게 고루하고 현학적인 인물로 각인돼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책은 안동 도산서원의 참공부모임 회원들이 퇴계의 마지막 귀향길을 그 옛날 일정대로 도보로 답사한 기록이다. 서울에서 안동까지 243km(나머지 30여 km는 배를 이용)를 13일 동안 걸었는데, 이를 13인의 학자가 구간별로 나눠 썼다. 700리 여정은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해 남양주, 양평, 여주, 충주, 단양, 죽령, 영주, 안동 도산서원으로 이어진다. 봄날의 꽃들과 그 곁을 흐르는 남한강, 흙길의 아름다운 정취까지 생생하게 담고 있다. 주변의 풍광과 역사는 물론, 퇴계의 인간적 면모도 엿볼 수 있는 탁월한 ‘인문학 여행서’다.

퇴계에 관한 옛 이야기도 풍성하게 실렸다. 여주 흔바위나루의 유래를 비롯해 1000원권 지폐에 담긴 겸재 정선의 ‘계상정거도’가 퇴계가 고향 계상에서 ‘주자서절요’를 집필하는 모습을 상상해 그린 것이란 숨은 일화도 소개한다. 조선왕실의 골칫거리였던 ‘종계변무’(宗系辨誣, 명나라에 잘못 기록된 조선 태조 이성계의 종계 개록을 주청) 문제가 고려 말 명나라로 망명한 윤이와 이초의 농간 탓이었다는 새로운 내용도 접할 수 있다.

임금의 만류에도 끝내 고향으로 물러난 퇴계가 그토록 추구하던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퇴계 생애 마지막이 된 이 귀향길에 오롯이 녹아든 그의 가르침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퇴계의 생애를 꼼꼼하게 짚으며 그의 사상을 풀어주는 ‘인문 나침반’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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