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편곡한 '비발디의 사계'에 새 소리가 사라진 이유는

20일 롯데콘서트홀서 '사계 2050'
기후 변화의 위험 알리는 프로젝트
임지영 "처음엔 너무 해괴해 충격"
  • 등록 2021-10-13 오전 6:30:01

    수정 2021-10-13 오전 6:30:0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인공지능(AI)이 편곡한 2050년 서울 버전 ‘사계’가 처음에는 너무 해괴하고, 음악적으로도 큰 충격이었어요. 하지만 AI가 해석한 대로 되지 않으려면 어떤 해결 방안이 있을까 고민하게 됐죠.”

바이올리니스 임지영이 12일 열린 ‘사계 2050’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뮤직앤아트컴퍼니)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12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린 ‘사계 2050-The [uncertain] Four Seasons’ 기자간담회에서 “굉장히 불안전한 느낌을 주는 AI의 사계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 경각심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오는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사계 2050’은 기후변화의 위협을 일깨우기 위해 글로벌 디지털 디자인기업 AKQA가 작곡가 휴 크로스웨이트,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모나쉬 기후변화 커뮤니케이션 연구 허브와 협업한 프로젝트다. 한국을 비롯해 독일, 스코틀랜드, 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 케냐, 캐나다, 브라질 등이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예측한 2050년 서울의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편곡한 ‘사계 2050’이 연주된다. AI가 편곡한 비발디의 사계는 기후 변화로 인해 새들이 멸종돼 봄, 여름 들리던 새의 지저귀는 소리가 사라지고, 태풍은 더 센 강도로 자주 찾아와 요란하다. 활기 넘치던 비발디의 사계가 전반적으로 음산하게 편곡됐다.

‘사계 2050’ 작곡 예시(사진=뮤직앤아트컴퍼니)
2050년 서울 버전의 사계에 이어 비발디가 18세기에 작곡한 사계 전곡이 연주된다. 무대 스크린에는 미래 기후를 시각화한 이미지를 상영해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번 공연에 임지영은 솔리스트로 참여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악장 웨인 린이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악장을 맡는다. 임지영은 “이번 공연을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모두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장 로비에서는 사진작가 정지필의 작품 ‘스펙트라 서울(Spectra-Seoul)’을 전시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의 미래를 빛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표현하는 작품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의 메시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정지필 작가는 “이런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가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11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제 26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개막 일인 11월 1일에 세계 각지의 사계 2050 연주가 24시간 동안 온라인 중계될 예정이다. 음악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나누고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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