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영토 확장 나선 K-푸드..'현지화' 총력

매운 맛 낮춘 김치..걸쭉한 소스·장류는 묽게
"현지화 전략, 제품별 특성에 맞게 세분화"
  • 등록 2022-01-09 오전 10:11:51

    수정 2022-01-09 오전 10:11:51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식품업계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식품의 기본 맛을 유지하면서도 국가별 소비자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제품 공급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K-푸드의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의 고수김치와 양배추 김치. (사진=CJ제일제당)
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대상·오리온 등 국내 식품 기업은 국가별 맞춤 현지화 제품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1위 식품기업 CJ제일제당(097950)은 김치·K-소스류의 현지화에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 김치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비비고 김치’는 매운 맛을 줄인 게 특징이다. CJ제일제당은 현지인 입맛을 고려해 향신 채소 고수를 넣은 ‘고수김치’, 종교적 신념으로 동물성 식재료를 먹지 않는 소비자를 위한 젓갈을 뺀 ‘베지테리언 김치’도 선보였다.

미국 소스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지난해 9월 한국 전통 고추장을 재해석한 매운맛 소스 ‘갓추’를 내놨다. 한국 고추장의 정통성을 유지하되 미국인 식생활에 맞게 요리 위에 뿌리거나 디핑 소스처럼 찍어 먹을 수 있도록 액상 형태로 개발된 게 특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가별 소비자 조사를 통해 김치나 가공밥 등의 맵기를 파악하고 오븐이나 쿠킹 디바이스 보급률 등을 고려해 조리법을 달리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품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해외 사업 효율화를 위해 지난 4일 본사를 글로벌 헤드쿼터(HQ)와 한국식품사업 부문으로 각각 분리했다. 글로벌 HQ 산하 식품성장추진실은 만두·치킨·김·김치·K-소스·가공밥 등 6대 글로벌 전략제품(GSP) 대형화에 나선다.

대상이 지난달 14일 출시한 글로벌 장, 소스류 신제품. (사진=대상)
대상(001680)은 지난달 14일 현지화에 초점을 둔 김치·장류 제품 총 14종을 출시했다. 미국·유럽 시장은 배추김치 외 양배추·케일·당근 등 현지인이 선호하는 채소를 활용한 김치 3종을 선보였다. 현지 입맛을 고려해 매운 맛을 낮춘 ‘마일드 김치’와 젓갈을 뺀 ‘비건 김치’도 있다.

이 외에 고추장, 쌈장은 서구식 식문화에 맞춰 용도와 제형을 변형했다. 떡볶이 양념, 부대찌개 양념, 순두부찌개 양념 등 고추장 베이스의 편의형 한식 소스도 미국, 캐나다, 러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 중이다.

오리온(271560)은 국가별 특색에 맞는 초코파이 제품 공급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리온 법인 중 가장 많은 총 11종의 초코파이를 생산·판매 중인 러시아 법인은 지난해 처음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라즈베리, 체리, 블랙커런트 등 베리류를 잼으로 먹는 러시아 현지 입맛을 고려한 제품을 선보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올해 완공 예정인 러시아 신공장이 본격 가동하면 초코파이 공급량은 연간 10억 개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베트남은 요거트, 복숭아 초코파이 등이 현지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초코파이의 베트남 전체 파이 시장점유율을 70%를 넘어섰다. 베트남 법인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9%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식감을 높인 찰초코파이와 화이트초콜릿을 도입한 화이트딸기 초코파이가 최근 인기다. 초코파이는 ‘2021년 중국 브랜드 파워지수(C-BPI)’ 파이 부문에서 6년 연속 1위를 기록 중이다.

러시아 한 마트 초코파이가 진열돼 있다. (사진=오리온)
K-푸드에 대한 경쟁력이 입증된 만큼 식품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식품 수출액은 44억2800만달러로 전년 연간 규모(42억7900만달러)를 넘어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간장·양념 베이스 한국식 치킨은 오히려 현지화하는 게 손해인만큼 품목별로 현지화 전략을 세분화하고 있는 게 요즘 글로벌 전략의 특징”이라며 “한류 콘텐츠 확산에 따라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현지 식문화를 감안한 제품 개발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여신' 카리나, 웃음 '빵'
  • 나는 나비
  • 천산가?
  • 우린 가족♥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