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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국시리즈서 명품 불펜의 위력을 발휘했던 삼성. '삼성 불펜이 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삼성 투수 권오준의 답이었다.
그의 말 처럼 삼성의 불펜은 강한 개인이 뭉쳐 더욱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매우 모범적인 집단이다. 아무리 빼어난 구위를 갖고 있는 투수라 할지라도 늘 위기 없이 던질 수는 없다. 위기가 왔을 때 얼마나 냉정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게 된다.
삼성이 4-2로 앞선 8회초, 권오준은 연속 3안타를 얻어맞으며 무사 만루 위기를 허용했다. 타석엔 이날 2루타와 홈런을 때려낸 산 미구엘이 등장했다.
그러나 권오준은 산 미구엘을 3루앞 병살타로 솎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이어 등장한 정현욱이 다음 타자까지 막아내며 실점 없이 8회를 매조지했다.
권오준이 산 미구엘을 잡아낸 공은 장기인 체인지업이었다. 앞선 타자들을 상대로는 꺾이는 각이 예리하지 못했던 탓에 연속타의 원인이 됐던 공. 하지만 진짜 위기 앞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그가 한국시리즈에서 말했던 바로 그 신뢰의 힘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승부였다. 그리고 이 승부에서의 승리는 또 한번 삼성 불펜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