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만루서 무실점' 다시 한번 빛난 삼성 불펜의 신뢰

  • 등록 2011-11-25 오후 4:27:51

    수정 2011-11-25 오후 4:27:51

▲ 권오준이 8회 무사 만루 위기서 산 미구엘을 병살타로 솎아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뒤에 더 좋은 투수가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아무래도 더 강하게 내 공을 던질 수 있죠. 자신 있게 던지니까 결정구가 더 잘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한국시리즈서 명품 불펜의 위력을 발휘했던 삼성. '삼성 불펜이 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삼성 투수 권오준의 답이었다.

그의 말 처럼 삼성의 불펜은 강한 개인이 뭉쳐 더욱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매우 모범적인 집단이다. 아무리 빼어난 구위를 갖고 있는 투수라 할지라도 늘 위기 없이 던질 수는 없다. 위기가 왔을 때 얼마나 냉정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게 된다.

삼성 불펜 투수들이 특별히 더 힘을 낼 수 있는 이유다. 만에 하나 자신이 한방을 맞고 무너지더라도 더 좋은 다음 투수가 역전만은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 그런 신뢰가 위기에서 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다.

25일 대만 타이중 국제야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2011’ 호주 퍼스 히트와 경기서도 삼성 불펜의 믿음 릴레이는 빛을 발했다.

삼성이 4-2로 앞선 8회초, 권오준은 연속 3안타를 얻어맞으며 무사 만루 위기를 허용했다. 타석엔 이날 2루타와 홈런을 때려낸 산 미구엘이 등장했다.

그러나 권오준은 산 미구엘을 3루앞 병살타로 솎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이어 등장한 정현욱이 다음 타자까지 막아내며 실점 없이 8회를 매조지했다.

권오준이 산 미구엘을 잡아낸 공은 장기인 체인지업이었다. 앞선 타자들을 상대로는 꺾이는 각이 예리하지 못했던 탓에 연속타의 원인이 됐던 공.   하지만 진짜 위기 앞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그가 한국시리즈에서 말했던 바로 그 신뢰의 힘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승부였다. 그리고 이 승부에서의 승리는 또 한번 삼성 불펜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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