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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 아파트마다 국공립어린이집 …민간어린이집 “생존권 위협”

정부,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발표
국공립 40% 확대·보육서비스 질 향상 골자
민간 어린이집 "민간 생존권 위협, 보육료 현실화 필수"
전문가들 "각 부처 협력, 영유아 성장 발달 고려 필요"
  • 등록 2017-12-28 오전 5:00:00

    수정 2017-12-28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정부가 새로 발표한 ‘중장기보육 기본계획’은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율을 끌어올려 보육의 공공성을 높이고 보육교사 자격 기준 및 어린이집 관리·감독 등을 강화해 어린이집 보육의 신뢰도를 높이는 게 골자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의 전반적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실현할 예산이나 보육료 현실화 문제 등 구체적으로 계획을 시행할 세부 대책과 논의가 충분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등 민간어린이집들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계획이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파트에 국공립 어린이집 …민간어린이집 “생존권 위협”

보건복지부는 27일 중앙보육정책위원회를 열고 보육 공공성 강화와 보육서비스 품질 향상에 중점을 둔 ‘제3차 중장기보육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우선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앞으로 새로 짓는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 관리동에는 국공립어린이집 설치가 의무화된다.

기존 영유아보육법에도 500세대 이상 공공주택을 지을 때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우선적으로 설치한다’는 규정이 있으나, 권고사항에 그쳐 한계가 있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500세대 이상 공공주택 어린이집 5800여개 중 국공립은 727개에 그친다. 이와 관련해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00세대 이상 신축 공동주택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의무적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을 설치해 운영하도록 하는 관련법 개정안을 지난 14일 발의한 상태다.

복지부는 이르면 내년말쯤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권고사항을 강행규정으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다만 수요가 없는 ‘실버타운’이거나 입주세대의 과반이 반대하는 경우 등은 예외로 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우수한 민간어린이집을 장기임차해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도입한다. 국공유 재산의 무상사용, 공공청사·학교 내 유휴공간 활용 방안 등을 추진하며 기존 민간 어린이집을 매입해 국공립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현행 2억 1000만원인 매입지원액도 현실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13%에 불과한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을 2022년에는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민간 어린이집 원장들은 이같은 방안이 민간 및 가정 어린이집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A 민간어린이집 원장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과정에서 우수한 민간 어린이집을 장기적으로 임차하는 방식이 도입된다고는 하지만 그 비중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제도의 보호를 적게 받는 민간 및 가정 어린이집 생존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고안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보건복지부.


보육 서비스 질 강화…“어떻게 현실화?” 의문

표준보육시간 제도 도입, 어린이집 원장을 비롯한 보육 교사의 역량 및 자격 요건 강화 방안 등 보육 서비스 질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표준보육시간 제도를 실시하면 부모가 6시간, 8시간, 10시간, 12시간 등 표준 사용 시간을 준수하는 선에서 필요에 따라 어린이집 이용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복지부는 보육 교사의 근무 시간(8시간)을 최대한 초과하지 않고, 어린이집 운영 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방안을 마련해 맞춤형 보육 서비스를 실천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올해 1만9000명인 보조교사를 2만4000명으로, 2000명 수준인 대체교사를 3800명으로 늘리고 보육교사의 적정 근로시간 및 초과근무 수당 지급도 보장한다.

서울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근무 중인 보육교사 박모(28·여)씨는 “맞벌이 부모, 단시간 교육을 선호하는 부모 등 가정마다 필요로 하는 보육 시간이 다양하고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입장을 많이 존중한 방안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다만 교사 인원 및 예산이 여의치 않은 소규모 어린이집이 이같은 제도를 어찌 제대로 이행할지,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어떻게 덜면서 제도를 실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집총연합회 “보육의 질 개선, 보육료부터 인상해야”

어린이집 원장의 자격기준 요건을 유치원 원장 수준으로 높이고, 보육교사의 자격 체계를 1·2급 중심으로 개편, 학점은행제식 보육교사 자격 취득 과정을 학과제로 정비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측은 “원감 및 보육교사들의 행정 업무 부담 해소를 위한 중간관리직 신설, 교사의 자격요건 및 인건비 향상 등 보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꽤 세부적인 방안들이 제시되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문제는 정해진 예산을 바탕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보육료를 어느 정도까지 현실화할 것인지에 대한 결론이 이번 계획에는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인상분까지 반영하면 최소 23%의 보육료가 인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화 육아정책연구소 기획본부장 역시 “이번 계획은 ‘보육 공공성 강화’, ‘보육 서비스 질 제고’라는 모호한 정책 슬로건을 실제 시행 가능하게끔 보다 세부적인 절차와 계획으로 명문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만 5년이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 이를 어떤 식으로 얼마를 들여 시행할 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각 부처 간 협력이 좀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효정 한국영유아보육학회장은 “영유아의 올바른 전인적 발달을 위한 보육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계획안에 많이 반영됐다”며 “보육교사의 행정업무부담 감소, 교사 대 아동 비율에서 더 나아간 교직원 대 아동 비율 신설 고안, 보육교사 자격기준 강화 등 전반적인 정책 취지에 공감하지만, 표준보육사용시간이나 맞춤형 보육 서비스 등 제도의 실행이 영유아의 성장 발달을 저해하지 않고, 보육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를 악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조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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