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텃밭 명동에 '신세계' 꽃피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에 조형물 설치…무료 와이파이로 인지도 제고
신세계百, 면세점 영업 이후 외국인 관광객 비율 높아져
이마트 부츠도 명동점 내며 신세계 색채 강화
롯데, 주무대 서울 강남으로 옮겨
  • 등록 2018-02-20 오전 6:00:00

    수정 2018-02-20 오전 6:00:00

신세계면세점 조형물 뒤로 이마트의 H&B 스토어 부츠 명동점이 보인다.
[글·사진=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신세계가 롯데의 텃밭인 서울 명동 상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가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명동 일대에 신세계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가 본거지를 소공동에서 잠실로 옮기는 시점과 맞물리며 신세계의 명동 상권 공략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명동 상권의 터줏대감은 롯데다. 1973년 롯데호텔이 문을 열며 명동의 관광 상권을 개척했다. 이어 1979년 롯데백화점 명동점(본점), 1980년 롯데면세점 명동점(본점)이 연달아 개장하면서 숙박과 관광, 쇼핑을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롯데가 명동에 구축한 상권 인프라는 1등 이미지를 굳히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1999년 업계 최초로 단일지점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롯데면세점 본점 역시 3조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면세점 시장에서 단일지점 최대 매출을 올리는 핵심점포로 이름을 떨쳤다.

탄탄한 롯데의 명동 상권에 균열을 낸 것은 신세계다. 신세계면세점이 선봉장에 섰다. 2016년 업계 후발주자로 시작한 신세계면세점은 롯데, 신라에 뒤지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높은 명동에 모든 화력을 집중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에서 영업을 시작하면서 SK텔레콤과 손잡고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와이파이 이름을 ‘신세계 와이파이’로 만들어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노출했다. 와이파이 서비스 지역은 명동과 소공동, 다동, 서울시청 부근 등 명동 상권 일대였다.

이어 지난해 초 명동 상권의 중심지인 예술극장 앞 야외공원에 아트힐링공간 ‘예술新세계’를 조성했다. 이곳에 캐리어 가방 형태의 벤치와 명동 여행 지도가 그려진 조형물 등을 배치했으며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4개국어로 된 신세계면세점 광고지를 비치해 자연스럽게 고객을 유도했다.

신세계면세점의 명동 상권 공략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신세계면세점 본점은 지난해 매출 1조1647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고객 매출도 11%가량 동반 성장했다.

신세계 이마트가 운영하는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BOOTS)도 명동에서 신세계 색깔을 강화하는데 일조했다. 지난해 7월 명동에 플래그십 스토어(특화매장)를 개장했다. 이 매장은 1284㎡(388평)로 국내 H&B스토어 가운데 최대 면적을 자랑하며 총 700여개의 브랜드를 취급한다. 부츠 명동점의 특징은 약국이다. 이는 국내 다른 H&B에서 볼 수 없는 것으로 부츠 만의 차별화 전략이다. 부츠 내 약국을 이용하는 고객 중 외국인 비율은 절반에 달한다.

신세계면세점이 명동예술극장 앞 야외공원에 설치한 조형물.(사진=송주오 기자)
아울러 서울 강남지역에 집결하는 롯데의 움직임도 신세계의 명동 영향력 확대에 일조했다. 롯데는 지난해 4월 롯데월드타워를 공식 개장하면서 백화점과 면세점, 호텔을 모두 들여놓았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롯데월드타워에 집무실을 마련하면서 ‘탈(脫) 명동’의 정점을 찍었다.

롯데월드타워 주변에는 롯데 인프라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삼성역 인근 코엑스에는 롯데면세점이 있으며 부티크 호텔 L7 강남점도 최근 개점했다. 앞서 잠실에 터를 잡은 국내 대표 테마파크 롯데월드와 롯데호텔월드까지 포함하면 신(新) 롯데타운이라 할 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명동 상권 공략을 강화하는 시점에 롯데그룹이 잠실로 주 무대를 옮기면서 명동에서 신세계 느낌이 강화됐다”며 “그룹 차원에서 면세점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명동에서의 신세계 입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강남 시대를 상징하는 롯데월드타워.(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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