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 매력…바이오벤처서 '인생2막'"

녹십자·종근당 CEO 출신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
세포 분리배양 원천기술 보유
질환 맞춤 줄기세포도 만들어
  • 등록 2019-03-15 오전 6:00:00

    수정 2019-03-15 오전 6:00:00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가 개발 중인 줄기세포 치료제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강경훈 기자)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줄기세포 치료 등 재생의학 분야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업계가 이제 막 경쟁을 시작한 미개척지입니다. 독자적인 줄기세포 분리배양 기술이 있는 만큼 충분히 도전해 볼만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게 대형 제약사를 박차고 나온 이유입니다.”

이병건(63) SCM생명과학 대표는 2004년 녹십사 개발본부장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녹십자 부사장, 녹십자 대표이사,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종근당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 2018년 돌연 바이오벤처로 이직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세포치료 전공자의 시각에서 회사의 아이템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봤다”며 “여기에 그동안 대형 제약사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접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SCM생명과학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이 전문이다. 특히 지방, 골수, 제대혈 등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할 때 현재 쓰이는 원심분리법이 아닌 층분리배양법이라는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줄기세포의 순도를 높일 수 있다. 회사 이름도 층분리배양법(Subfractoination Culturing Method)의 영어 단어 첫 철자를 따 만들었다. 이 대표는 “기존 추출법은 줄기세포 추출 시 다른 세포가 섞여 순도가 떨어진다”며 “그러면 충분한 치료효과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특정 질환의 바이오 마커를 찾아 여기에 맞는 특정 줄기세포를 만들어 내는 기술도 강점이다. SCM생명과학은 현재 이식편대숙주병(백혈병 환자에게 이식한 골수가 몸을 공격하는 병), 급성췌장염, 중증아토피 등 면역질환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간경변 치료제는 연구 중이다. 이 대표는 “급성췌장염은 4월부터 환자 투여를 계획하고 있고 아토피피부염은 7~8월 중 호주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한다”며 “다양한 면역질환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SCM생명과학으로 자리를 옮기자 마자 유전자가위 전문 툴젠을 비롯해, 미국 유타대, 얼리얼 바이오텍 등과 공동연구협력을 체결했다. 모두 줄기세포의 치료효과를 높이는데 적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곳들이다. 유타대는 줄기세포를 고분자화합물 필름에 붙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심장근육이 망가졌을 때 줄기세포 대신 줄기세포가 붙은 필름을 심장에 붙이면 된다. 화상치료 분야에서도 현행 조직이식을 대체할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바이오기업인 아르고스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c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받은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을 갖춘 곳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 나가려면 cGMP 인증을 받은 생산시설에서 약을 만들어야 한다”며 “아르고스 인수로 자사가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를 바로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SCM생명과학 합류 후 3개월 동안 44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이 대표는 “2~3년 정도 돈 걱정 안 하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라며 “이 투자액은 모두 현재 개발 중인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시험과 공동연구, 유망기술 인수 등에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2~3년’은 현재 개발 중인 면역질환 줄기세포 치료제들의 상용화 예상 시점이다.

이 대표는 국내 재생의료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첨단재생의료법은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이 대표는 “정부와 시민단체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애초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재생의료는 한국이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몇 안 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법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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