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가격정책에 중형 철강사 수익성 확보 ‘비상’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가격을 모두 톤(t)당 3만원 인상했다. 최근 전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발레가 브라질 댐 붕괴 사고로 생산량을 줄이면서 지난해 말 이후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결정이다. 전세계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26일 t당 64.25달러에서 이달 12일 85.25달러로 급등한 상황이다. 현대제철 역시 4월부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가격을 모두 t당 3만원 인상을 계획 중이다.
열연강판은 고로를 갖추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생산되며, 중형 철강사들은 이들로부터 열연강판을 공급받아 자동차 및 가전제품, 건축자재 등에 사용되는 냉연강판을 생산한다. 특히 포스코는 압도적 생산규모를 바탕으로 중형 철강사들의 열연강판 수요를 대부분 소화하고 있다.
중형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열연강판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이를 통해 생산되는 냉연강판 역시 거의 동일한 수준의 인상을 결정했다”며 “인상된 열연강판을 구입해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중형 철강사들은 롤마진 개선을 위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인상폭을 제시한 상황인데, 포스코의 이같은 가격결정으로 사실상 롤마진(열연강판 가격과 냉연강판 가격 차이) 개선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낮아도 너무 낮은 냉연강판 가격…열연강판보다 낮은 기현상 생기기도
더욱이 더 큰 문제는 현재의 롤마진 수준 자체가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이미 동국제강(001230)과 동부제철(016380), 포스코강판(058430) 등 냉연강판을 주력으로 하는 중형 철강사들의 실적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동국제강은 2016년 2566억원, 2017년 2413억원에서 지난해 145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동부제철은 2017년 적자전환한 이후 그해 118억원, 지난해 6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심각한 경영난 상태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강판 마저 2016년 영업이익 411억원에서 지난해 178억원으로 실적악화를 면치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형 철강사들은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가 상생 측면에서 나서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포스코 입장에서는 열연·냉연강판 등 상·하공정을 모두 갖추고 있어 원재료 인상 및 낮은 롤마진 등을 모두 흡수하고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어 냉연강판 인상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포스코의 가격정책을 비난할 수는 없지만, 상생과 시장 기능 회복 측면에서 냉연강판 가격 현실화를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