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①“코로나로 장애인 해고 1순위 몰리는 상황 막아야"

①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인터뷰
“30년 맞은 장애인의무고용제…일부 대기업 여전히 관심 없어”
“의무고용제 부담금 제도 개선해 장애인 일자리 촉진 시켜야”
“기업뿐 아니라 노조도 중요…장애인이 해고 1순위 몰리지 않게 할 것”
  • 등록 2021-04-12 오전 6:00:00

    수정 2021-04-12 오전 6:00: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장애인고용공단 설립 30년 동안 장애인이 취업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돕는데 집중했습니다. 앞으로는 취업한 장애인이 직장에서 적응하고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위기로 장애인이 해고 1순위로 몰리는 상황을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일 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이 경기 성남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지난 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장애인 일자리의 양적인 성장은 많이 늘어난 만큼 일자리와 제도의 내실화를 통한 질적인 성장에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공단)은 1990년 설립돼 올해로 31주년을 맞았다. 공단은 주로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이 장애인을 잘 고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장애인에게는 취업상담부터 취업 후 직장 적응까지 돕고, 기업에는 장애인을 고용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등 장애인고용에 필요한 지원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소아마비로 인한 장애로 50년 넘게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다. 그는 보건복지부 재활지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문화체육과장을 거쳐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중앙회장 맡는 등 30년 동안 장애인들의 복지 증진을 돕는데 몸 바쳤다. 그는 “1990년 6월 직장생활을 시작해 공단과 역사를 함께 보냈다”며 “공단이 30년 동안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 이사장은 30주년을 맞은 장애인고용의무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애인고용의무제는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을 고용한 사업주는 일정비율의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는 제도다. 현재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국가·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공공부문은 3.4%, 민간기업은 3.1%이다.

조 이사장은 “제도 도입 초기 0.43%에 불과했던 장애인 고용률은 현재 2.92%로 7배 가까이 성장했다”면서도 “여전히 0%대인 일부 대기업을 포함해 자산 10조 이상의 대기업 집단에서 장애인고용률은 2.3%로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을 시 부담금으로 대신할 수 있는 현재의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이사장은 장애인 일자리는 사업주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며 노동조합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주가 장애인을 채용해도 결국 일자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동료 직원들”이라며 “노조를 만나 직원 간의 관계를 관리할 수 있는 노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조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2일 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이 경기 성남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고용의무제가 도입된 30년이 지났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장애인고용의무제 도입 초기 0.43%에 불과했던 장애인고용률은 2.92%로 7배 가까이 성장했다. 양적 성장과 함께 장애인고용에 동참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등 장애인고용에 대한 인식도 많이 향상됐다. 그러나 아직도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다.

특히 장애인고용에 대한 인식 부족 등 여러 가지 사유로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이 낮다. 2019년 12월 기준 전체 장애인고용률은 2.92%인데 반해 1000인 이상 대기업의 고용률은 2.53%이고, 자산 10조 이상의 대기업집단의 고용률은 2.30%에 그친다.

-대기업 장애인 고용률이 평균에도 못 미친다. 해법이 없나?

△기업에서는 장애인고용이 어려운 이유로 적합한 장애인력 부족, 장애인고용 적합 직무 부족 등의 꼽았다. 공단에서는 장애인들이 사업체가 원하는 업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맞춤훈련을 실시해 장애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대기업이 직접 채용이 어려운 경우 자회사를 설립해 장애인을 고용하고 모회사의 고용률에 산입해 부담금을 감면해주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도 대안이다. 현재까지 SK, LG, 삼성, 포스코 등 많은 대기업이 참여한 112개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5100여 명의 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계 등 일부 대기업에서는 30년 전과 똑같은 0%대로 아예 장애인 고용에 관심이 없는 곳도 있다. 장애인을 뽑지 않는 대신 부담금을 내면 되기 때문이다. 부담금이 장애인고용장려금 등의 재원으로 활용되지만, 제도 취지는 장애인고용을 법정 고용비율에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

-장애인이 취업한 뒤 적응 실패로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이 막상 취업해도 직장 생활 중 두 달 만에 그만두는 경우도 있고, 6개월 내외로 이직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장애인이 기업에 들어가서 적응하는 건 일반 사람보다도 힘들다. 장애인이 훈련을 받고 취업한 뒤 일자리에서 적응하고 동료 근로자와 화합하고 정년까지 갈 수 있도록 장애인 일자리의 질적인 성장이 꼭 필요한 이유다.

공단에서도 취업한 장애인에 대해서 끊임없는 취업 후 적응 지도를 하고 있다. 기업 인사담당자와 계속 업무 협의도 하면서 장애인이 어느 부서로 이동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 당장의 취업만 중요한 게 아니라 고용유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고충상담을 위해 인사담당자와 공단 직원이 직접 가서 얘기를 들어주기도 한다.

특히 최근엔 기업의 노조위원장들을 만나서 장애인 동료를 위한 노력을 당부한다. 채용 권한을 가진 사업주는 제도적으로 장애인을 뽑는다. 하지만 동료와의 적응을 돕는 건 어디까지나 평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공단이 사업주에게 장애인 채용에 대해 요구해왔지만, 앞으로는 장애인이 적응할 수 있는 직장 문화를 위해 노동조합의 중요성도 강조할 예정이다.

-코로나19에 더 취약해진 장애인 일자리를 위해 공단의 노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신규채용보다 고용유지가 더 중요하다. 기업의 경영위기로 장애인이 해고 1순위로 오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현재 경제 상황에서는 채용 활성화보다는 해고를 막는 방향으로 공단이 뜻을 모으고 있다. 일반 노동자들은 해고되면 쉽게 말해 아르바이트 등 대체 일자리라도 있지만, 장애인은 무조건 집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장애인의무고용 미달로 인한 부담금의 연체율도 낮게 해주고 부담금 납부시기도 늦추는 방식 등이다. 또 장애인 근로지원센터 예산을 확충해 직장에서 일하는 중증 장애인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장애인의 휠체어를 밀어주거나 화장실 가는 것을 돕는 등 장애인이 직장에서 일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공단에서 직접 지원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임금체불, 권고사직 등 직장 내 어려움까지 지원해 장애인이 경영위기로 해고 1순위로 몰리는 상황을 막겠다.

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1967년 출생 △삼육재활고 △목포대 경제학 학사 △중앙대 사회복지학 석사 △숭실대 사회복지학 박사수료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문화체육과장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중앙회장 △한국장애인단체 총연합회 중앙회 이사 △사회복지법인 에쓰알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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