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어' LG엔솔에 가려진 IPO 시장 그림자

올해 상장기업수·공모금액 전년비 21% 감소
글로벌 고강도 긴축에 투심 위축 심화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철회도 잇따라
새내기주 37% 공모가 대비 상승
2차전지 및 폐배터리, 로봇, 원전 등 섹터 강세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종목별 양극화 심화
  • 등록 2022-12-30 오전 7:45:00

    수정 2022-12-30 오전 7:45:00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용두사미’로 끝났다. 연초 사상 최대 공모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373220) 상장으로 흥행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은 글로벌 긴축 정책 여파에 새파랗게 질렸다. 지난해 대비 공모 기업수와 공모금액이 모두 고꾸라진 가운데 수요예측 부진에 따른 상장 철회도 속출했다. 다만 악화한 시장 속에서도 2차전지 및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원전, 로봇 등 특정 섹터 종목들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선전했다.

차가워진 투심에 쪼그라든 IPO 시장

29일 한국거래소 및 증권가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상장사(스팩 및 리츠 제외)는 7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신규 상장 기업수 89개 대비 21% 줄었다. 코스닥에 비해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상장사들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코스피에선 4곳이 상장했는데, 이는 지난해(14곳) 대비 71% 줄어든 수치다. 코스닥은 올해 66곳이 시장에 진입해 전년(75곳) 대비 12% 감소했다.

공모 규모도 전년 대비 위축됐다. 올해 70개 상장사의 공모 규모는 약 16조1000억원으로 전년(20조4500억원) 대비 21% 줄었다. 절대적 규모를 따지면 지난해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이 12조7500억원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69개 상장사의 금액은 3조3500억원가량으로 사실상 시장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스팩 및 리츠 제외. (출처=한국거래소, 흥국증권)
올해 공모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인 건 고강도의 글로벌 긴축 정책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중심으로 주요국에서 긴축 정책이 가속화하면서 IPO 시장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예상보다 차가운 시장에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도 잇달았다. 올 상반기에는 기대주로 여겨졌던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이 연이어 코스피 상장 철회를 결정하며 시장을 급속도로 냉각시켰다. 하반기에는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제이오, 밀리의서재, 바이오인프라, 자람테크놀로지 등이 연이어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으며 직상장이 부담스러운 기업들은 스팩합병 상장으로 우회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대어보다는 소규모 종목 강세…내년도 비슷

부진한 시장 속에서도 수급 영향이 덜한 소규모 종목들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였다. 올해 70개 상장사 중 공모가 대비 연말 종가가 상승한 종목은 총 26개로 37.1%의 업체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올해 상장한 새내기주 중 공모가 대비 연말 종가 기준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공구우먼(366030)이었다. 공구우먼은 이날 1만1900원으로 마감해 공모가(3337원) 대비 256.6% 상승했다. 공구우먼은 지난 6월 보통주 1주당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 결정 이후 두각을 보였다. 뒤이어 지투파워(388050)가 공모가(1만6400원) 대비 147.32% 올라 높은 상승률을 시현했다. 지투파워는 정부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자력 협력 등에 따른 수주 기대감에 급등했다. 현대차(005380)가 2대 주주인 오토앤(353590)현대글로비스(086280)가 미국 중고차 경매업체를 인수했다는 소식에 136.8% 상승했다.

섹터 중에선 2차전지 및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관련 기업들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새빗켐(107600)성일하이텍(365340)은 각각 공모가 대비 118.0%, 103.4% 올랐다. 이외에도 반도체 장비 업체인 HPSP(403870)가 114.0%, 로봇 전문기업 유일로보틱스(388720)는 111.0%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IPO 시장의 부침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고꾸라지면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기관투자자들의 투심 회복이 지연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고, 올해와 같이 수급 영향이 큰 공모주 대어들의 시장 진입이 부재할 것이란 전망 역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다만 수급 부담이 덜한 특정 섹터의 소규모 기업들은 올해와 같이 차별화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유진형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시장이 하락하는 중에도 소부장 기업들과 폐배터리, 로봇과 같은 특정 섹터 및 테마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상장 이후의 성과 또한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며 “내년에도 IPO 종목 간 경쟁률과 수익률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