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아티아가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에게 2-4로 져 준우승했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열정은 우승보다 더 큰 감동을 줬다.
크로아티나는 2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인구 416만명의 작은 나라다. 그만큼 축구 역사도 짧다. 1991년 독립한 크로아티아는 이후 3년 동안은 내전과 전쟁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유럽에선 가장 소득 수준이 낮은 나라 중 한 곳이기도 하다.
프로축구가 출범한 건 1992년이다. 처음에는 16개 팀으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10개 팀이 운영 중이다.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폭발적이다. 크로아티아는 독립은 쟁취하기 전에 축구의 씨앗을 먼저 심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역사는 짧지만, 크로아티아는 ‘발칸의 브라질’로 불릴 만큼 체력과 기술을 결합한 축구를 펼치며 세계무대의 강호로 성장했다.
프랑스 월드컵 이후 조금씩 하락세를 보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탈락,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다시 조별리그 탈락의 쓴 맛을 봤다. 부활을 기다리던 크로아티아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20년 전보다 더 위력적인 팀으로 발전했다. 루카 모드리치, 마리오 만주키치 등이 이끄는 크로아티아는 파죽지세의 상승세로 결승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아쉽게도 결승에서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고 뛴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에 전 세계 축구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경기가 끝나자 모든 선수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나 누구도 크로아티아 선수들에게 패자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세계 최강의 팀으로 거듭난 크로아티아의 선수들이야말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가장 뜨겁게 달군 주인공이었다.
알렉산더 세페란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인구 400만 명의 나라가 월드컵 결승까지 온 건 기적”이라고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