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양회에서 드러난 경제대국 중국의 민낯

인민대회당 들어오는데만 4번 신분 검사
중국, 방역성공 후 경제회복 '빛나는 성적표'
그 이면에는 '방역' 명분으로 통제 강화
홍콩 선거법 개편에도 시위 없이 조용
  • 등록 2021-03-09 오전 6:00:00

    수정 2021-03-09 오전 6:00:00

양회가 열리고 있는 인민대회당. 취재진 숫자를 제한해 좌석이 듬성듬성 비어있다.사진=신정은 기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8일 중국 연중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베이징 인민대회당. 과거 수천명의 대표단과 취재진으로 북적거렸던 모습은 사라졌다. 중국정부가 초대한 외신 기자는 단 18명.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선 철통 방역·보안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선 사전에 14일간 발열 등이 없었는지 건강 체크표를 제출했다. 당일엔 새벽 6시 지정 호텔에 도착해 건강관련 코드와 방문지 이력을 제시하고 핵산(PCR)검사를 받은 후 6시간 가량 격리했다. 양성 결과가 나온 후 대회장으로 향할 수 있었다. 취재진은 인민대회당 인근에 내려 톈안먼 광장을 걸어갔다. 드문드문 경비원과 참석자, 경비견들만 보였다.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이후에도 입구 앞, 계단 앞, 건물 앞, 행사장 앞에서 4차례 신분 검사를 했다. 한 외신기자는 전자담배를 압류당하기도 했다.

과거 중국 황실에 들어갈 때도 이렇게 어렵고, 복잡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시진핑 주석 등 중국 최고 지도부가 모이는 회의를 취재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유는 사라지고 통제만 남은 베이징의 2021년 현주소다.

톈안먼 광장. 사진=신정은 기자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고, 지난해 2.3%라는 플라스성장을 달성한 건 큰 성과다. 1~2월 수출은 전년대비 60%나 급증하며 V자형 회복을 예고했다. 리커창 총리는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6%이상 성장’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훨훨 날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사회통제는 더욱 강화됐다. 방역을 명분으로 한 통제 강화에 개인의 자유는 급속도로 위축됐다. 중국 외신기자협회(FCCC)는 “중국의 언론 자유도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은 홍콩의 입법회 선거를 미루면서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결국은 선거제를 개편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이 이번 양회를 통해 드러났다. 전인대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홍콩의 선거제 개편을 심의했고, 오는 11일 폐막식때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하지만 홍콩은 조용하다. 지난해 중국이 전인대에 국가보안법을 강행했을 때만해도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항의시위를 벌였던 홍콩은 조용하다. 이미 홍콩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은 탓이다. 언론 통제 뿐 아니라 인터넷 통제도 시작됐다. 중국 본토에서는 가상사설망(VPN) 없이 외국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한데, 홍콩에서도 일부 사이트가 차단되고 있다.

중국은 이르면 2028년 규모면에서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이 7년 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된다고 해서 세계의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 뿐 아니라 사회, 정치적 덕목에서 비교우위에 서야 진정한 리더다.

인민대회당 전경. 사진=신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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