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노갑선 우리기술(032820) 대표이사는 서울 상암동 우리기술 사옥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우리기술은 원전 핵심기술인 감시경보제어시스템(MMIS)을 국산화한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탈원전 바람이 불며 회사의 주가는 침체했다.
노 대표는 “사실 회사의 실적은 오히려 상승했다”고 소회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신규 원전을 세우지 않다 보니 기존 원전을 보수하며 수익을 올린 데다 신규 기업도 뛰어들지 않아 독점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미래’가 없는 기업이라고 낙인을 찍으며 마음고생을 했다고 되짚었다.
우리기술의 설립 멤버는 노 대표를 비롯해 5명 모두 국내 벤처의 산실인 권욱현 서울대 명예교수 연구실 출신이다. 연구원으로서 계측제어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회사 곳곳에 녹아있다. 노 대표는 “1990년대 이미 원전기술의 국산화를 목표로 설립된 회사”라며 “원자력발전소 운전제어시스템을 세계에서 4번째, 국내에선 최초로 완성했다”라고 말했다. 우리기술은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이 수출을 성공할 때마다 수익을 보는 구조다. 현재 체코는 APR1400을 비롯해 프랑스와 미국의 원전을 후보로 올리고 올해 말께 수입을 확정할 예정이다. 노 대표는 “현 정부도 탈원전 정책과 달리 원전 수출에는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체코로 수출이 확정되면 한국형 원전 수출이 더욱 물꼬를 틀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전 외에도 신재생에너지로 사업을 확장해 온 점도 회사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기술은 지난해 해상풍력 건설 전문 기업인 씨지오를 자회사로 인수하고 협업에 나섰다. 씨지오는 국내에서 유일한 해상풍력 전문 업체로 운송과 설치, 유지관리, 해체보수까지 전 과정을 맡고 있다. 우리기술이 보유한 제어계측 기술과 맞물려 윈윈(Win-win)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해상풍력을 위해서는 설치 특수선박인 윈티브(Wind turbin installation vessle)이 필요한데 아직 한국엔 한 대도 없다. 씨지오는 이르면 내후년 윈티브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씨지오는 이어 내후년께 기술특례 방식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외에도 지하철 스크린도어, 스마트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둔 상태다.
한편, 우리기술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225원(10.61%) 오른 2345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서 원전의 계속운전 신청 시기를 설계수명 만료일 ‘최대 10년 전’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원전 정책을 구체화한 데 따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