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진출 3년' 조혜련은 정말 '기미가요'를 몰랐을까

  • 등록 2009-04-06 오전 11:43:22

    수정 2009-04-06 오후 12:44:26

▲ TBS 예능프로그램 '링컨' 방송 캡쳐. 당시 방송에서 조혜련은 일본 가수 야시로 야키가 부른 기미가요에 밝게 웃으며 박수를 쳐 논란을 빚었다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원조 '무한도전', '링컨' 출연 신나...잘하고 오겠다더니"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일본에 진출한 개그우먼 조혜련 이야기다. 일본에서 한국 비하 개그를 한다며 네티즌들의 집중 비난을 받은지 몇달만에 이번에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기미가요를 듣고 기립박수를 쳐 파문이 일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조혜련은 "기미가요의 의미를 몰랐다"며 "알았으면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그녀가 일본에 진출한지도 어느덧 3년. 해외진출의 꿈을 위해 6개월만에 일본어를 독파하고 지난해 말에는 공동 진행자지만 한 현지 방송의 MC로도 발탁됐다는 믿기 어려운 성과를 전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독학으로 마스터한 일본어 책을 한국서 펴내기도 했다.

독한 마음으로 일본에 진출했고 그런만큼 성과도 빛났다. 그렇다면 조혜련은 정말 기미가요를 몰랐을까? 조혜련 측은 일본에서 현지어로 활동을 한다고 해도 일본 문화까지 속속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행동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조혜련은 지난 달 5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꿈에 그리던 일본방송 '링컨'에 출연한다"며 최근 문제가 된 방송 출연 사실을 기쁜 마음으로 전한 바 있다.

당시 올린 글에서 조혜련은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다운타운이 진행하는 프로 링컨(일본 발음으로는 링칸)에 나가게 되었어요. 너무너무 신나요"라고 들뜬 마음을 전한 뒤 "'링컨'은 원조 '무한도전'이라고 보면 되요. 잘 하고 올테니까 많이 응원해주세요"라고 적었다.

'무한도전'의 원조라는 말까지 써가며 잘하고 오겠다던 조혜련의 다짐은 결국 그녀를 응원했던 많은 팬들에 크나큰 실망감만을 안기는 결과를 낳았다.

조혜련이 기미가요를 과연 몰랐을까 하는 의문은 문제가 된 당시 방송 화면을 살펴보면 더욱 극명해진다.

조혜련이 지난달 31일 출연해 기미가요에 박수를 쳐 문제가 된 방송은 일본 TBS의 예능프로그램 '링컨'. 일본을 대표하는 예능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지에서 인기가 대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방송은 '링컨'이 4분기에 한번씩 마련하는 특집 방송 형태로 꾸며졌으며 방송에는 MC 다운타운을 비롯해 총 32명의 연예인이 게스트로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날 특집방송의 주 콘셉트가 운동회였다는 점. 기미가요에 박수를 친 것이 문제가 되자 조혜련의 소속사 측은 "당시 기미가요 무대는 대본에도 없던 것이었다"며 "오프닝에 갑자기 어떤 가수가 나와 노래를 부르기에 깜짝 축하무대인가 보다 생각했고, 노래가 끝난 후엔 다른 사람들이 박수를 쳐 의례적으로 따라한 것 뿐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방송에선 해당 가수가 기미가요를 부르기 전 "국가제창이 있겠습니다"라는 성우 멘트가 분명히 사전 고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기미가요 제창은 말하자면 운동회를 시작하기 전 의례적으로 하는 국가에 대한 맹세와 같은 의식이었던 것이다.

기미가요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노래로 천황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기원하는 내용을 가사에 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로서의 사용이 폐지됐다가 1999년 다시 일본 국가로 법제화됐지만 일본 내에서도 이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다.

기미가요 제창은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예민한 사항으로 통한다. 일본 연예인들, 특히 아무로 나미에 등과 같은 오키나와 출신들은 기미가요 제창을 꺼릴 뿐만 아니라 그 존재 자체조차 인정하려들지 않고 있다. 1990년대 천황이 초청한 피로연에 참석한 아무로 나미에는 끝내 기미가요를 부르지 않았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링컨' 제작진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 참여한 연예인 32명 가운데 외국인 출연자는 모두 3명. 조혜련, 최홍만과 더불어 중국 출신 로라 찬이 방송에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하자면 '링컨' 제작진은 한국인에 중국인까지 게스트로 초청한 상태에서 일본 내에서도 민감한 '기미가요'를 따라부르게 한 것이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단순히 "몰랐다"는 말만을 되풀이하는 조혜련 측 해명은 궁색하기 그지없다. 모르고 한 일이라 하더라도 해외진출에 있어 사전준비가 부족했다는 측면에선 비난을 결코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조혜련은 몇해전 서경석, 정형돈 등과 함께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해외 유출 문화재 환수 프로젝트 '위대한 유산 74434'의 진행자로 나서 시청자들에 크나큰 감동을 안긴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 조혜련은 안타까움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최근 불거진 조혜련의 기미가요 논란이 진위 여부를 떠나 씁쓸한 뒷맛을 안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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