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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의 메이저리그행은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복수의 구단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뒤론 아직 진척된 상황이 없다.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신수를 비롯한 대형 FA 계약이 차례로 마무리 되면 윤석민의 거취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걱정’이나 ‘유턴’을 이야기 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최근 큰 오해가 그의 계약에 적지 않은 짐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 한 가지 있다. 우리에겐 아무런 문제가 될 것 없지만 현지의 시선은 또 다르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윤석민의 ‘불펜 외유’가 그것이다.
윤석민은 2005년 데뷔 때 부터 불펜 투수로서 기록을 남겼다.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뒤에도 꾸준히 세이브 기록이 함께 남아 있다. 2008년 이후 기록에서 홀드나 세이브가 없는 시즌은 2012시즌이 유일하다.
문제는 메이저리그서는 이런 부분을 ‘투혼’이나 ‘희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너무 많은 불펜 등판이 혹 선발 투수로서 윤석민의 가치가 부족했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민 영입전에서 물러섰다고 밝힌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윤석민에 대한 보고서를 올리자 상부에서 대뜸 왜 불펜 등판 기록이 이렇게 많은지를 물었다. 한국 프로야구를 꾸준히 관찰해 온 우리 입장에선 그 기록들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걸 상부에 이해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기록면에서 내구성이나 꾸준함에 다소 약점이 있는 윤석민에 대해 구단들이 불펜 등판까지 문제삼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가 불펜 투수로 갑작스레 보직을 바꾸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포스트시즌 처럼 단판 승부가 중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예를 찾기 어렵다.
213승을 하고도 154세이브나 기록한 존 스몰츠 같은 경우도 있지만 그는 팔꿈치 수술 이후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가 갖춰지기 전 까지 한시적으로 마무리를 맡은 케이스다. 시즌 중 오락 가락한 경우와는 다르다.
협상에서 상대의 약해 보이는 부분을 공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그러나 투혼과 헌신을 제대로 읽지 않으려는 것은 우리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윤석민의 불펜 기록은 그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팀을 위해 꼭 이기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