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수연 PD] 10월 3일은 개천절. 홍익 인간의 뜻으로 단군이 고조선을 세운 날을 기념하여 개천절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쉬는 날의 의미도 클 것이다. 왜냐면 쉬는 날에는 주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우리나라 배달의 역사가 정말 길다고 한다. 바로 조선 시대부터 배달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조선의 인기 배달 음식은 효종갱이었다. 새벽 효(曉), 쇠 북 종(鐘), 국 갱(羹)의 효종갱은 새벽종이 울릴 때 먹던 국이라 해서 요즘으로 치면 술꾼들을 위한 ‘해장국’이었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던 사람들은 통행 금지가 해제되던 새벽 4시 즈음 출출해서 효종갱을 배달해 먹었다고 한다.
조선 말 문신이었던 최영년의 <해동죽지>에 보면 “효종갱은 광주 성내 사람들이 잘 끓인다. 배추속대, 콩나물, 표고, 쇠갈비, 전복에 토장을 풀어 온종일 푹 곤다. 밤에 국 항아리를 솜에 싸서 서울로 보내면 새벽종이 울릴 무렵에 재상의 집에 도착한다. 국 항아리가 그때까지 따뜻해서 해장에 더없이 좋다”라고 나올 정도로 효종갱은 인기 배달 음식이었다.
그와 함께 또 핫한 배달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냉면이었다. 1768년 실학자 황윤석의 일기 ‘이재난고’를 보면 “과거 시험을 본 다음 날 평양 냉면을 시켜 먹었다”라고 나온다. 고급 요리였던 냉면은 조선 중흥기를 거치며 양반층과 평민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졌다. 이때 유명 음식점들은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조선 말기 기록에 의하면 순조가 달구경을 하던 중 “냉면을 사 오라고 시켰다”고 했다고 한다.
1920년대에는 모던걸과 모던보이들이 설렁탕을 배달 시켜 집에서 먹는 게 인기였다고 한다. 집에서 요리해 먹기보다 배달 시켜 먹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는 지금 우리가 아는 배달 이야기다. 1960년대 배달의 대표 메뉴 짜장면과 짬뽕이 등장했고 배달 앱 전성시대가 되며 빨간 날, 쉬는 날엔 배달 음식을 시켜 먹게 되었다. 어느 광고에서처럼 우리는 정말 배달의 민족이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