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내몰린 기업들 올해 투자·고용 '현상 유지'

올해 경기 작년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
투자·고용 축소하겠다는 기업들도 다수
신성장 동력 키우려면 규제 완화 시급
  • 등록 2020-01-14 오전 5:00:00

    수정 2020-01-14 오전 5:00:00

국내 매출액 기준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투자 및 고용 전망 설문 결과. (그래픽=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한국 경제를 책임지는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올해 투자와 고용을 늘리지 못하고 ‘현상 유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히려 줄이겠다는 기업도 다수였다. 4차 산업혁명을 가로막는 규제와 노동계에 치우친 경제정책 탓이 크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수출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동 리스크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데일리가 13일 국내 매출액 기준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들은 대부분 올해 투자와 고용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이겠다고 밝혔다. 우선 투자를 ‘현상 유지’하겠다고 답한 기업이 41.6%로 가장 많았다. ‘소폭 축소’한다고 밝힌 기업도 34.7%에 달했다. 이어 소폭 확대(14.9%), 대폭 축소(5.9%), 대폭 확대(3.0%) 순으로 응답했다. 올해 고용 계획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52.5%) 기업들이 ‘현상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기업(29.7%)이 확대하겠다는 기업(17.9%)보다 많았다.

기업들의 이같은 응답은 올해 경영 환경을 둘러싼 국내외 변수가 녹록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응답 기업의 과반(54.5%)은 ‘지난해와 유사’할 것이라는 응답을 내놨다. ‘다소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32.7%로 뒤를 이었다. 이어 ‘다소 호전’(8.9%), ‘매우 악화’(3.0%), ‘매우 호전’(1.0%)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 10곳 중 7곳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글로벌 경기둔화를 올해 한국 경제의 최대 위기 요인으로 봤다. 기업가 정신이 위축되고 투자 및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한 기업들도 절반 가까이 달했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비용 확대와 생산인구 감소를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 효자’ 산업 이후 신성장 동력을 찾을 수 없다는 위기감도 보였다. 일부 기업들은 노동계의 강경 기조와 ‘밥그릇 챙기기’가 한국 경제의 위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 부재를 언급한 것은 결국 규제 완화 요구와 맞물린다”며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서 기업들이 창의성을 갖고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매출액 기준 국내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23일부터 올해 1월10일까지 실시했다. 응답률은 33.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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