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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펀드 구독플랫폼으로 글로벌 도전"

강방천 에셋플러스운용 회장
"전문가만 포트폴리오 짜란 법 있나요"
3년 준비한 ‘탱고’로 일반인 투자아이디어 공유
자회사 데이터·알고리즘에 외부서 아이디어 수혈
“아직 미진해도, 수익률로 검증될 AI 펀드”
  • 등록 2020-01-20 오전 1:30:00

    수정 2020-01-20 오전 10:17:52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김태형 기자)


[판교=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2008년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은 달라졌다. 잠자고 있던 차와 숙소가 우버와 에어비앤비를 통해 새로운 경제 시장을 만들었다. 인적 자원 배분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싶다. 그게 바로 펀드 구독플랫폼 ‘탱고’다.”

강방천(60)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연내 공개 예정인 ‘탱고’를 설명하기에 앞서 ‘끼’에 대한 믿음을 한참 풀어냈다. ‘끼’의 사전적 정의는 연예에 대한 재능이나 소질이다. 투자에서도 ‘끼’가 통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투자자마다 끼가 있을텐데 실현에는 왜 차이가 있을까 고민한 결과 탄생한 게 바로 탱고다. 이 고민의 밑바탕에는 자신의 경험도 깔려 있다. 1987년 동방증권(현 SK증권)에서 금융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던 강 회장은 외환위기 직후 1억원을 1년 만에 156억원으로 불려 증권가 신화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면서도 저마다 갖고 있는 끼를 실현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펀드‘끼’ 찾아라…“펀드 플랫폼의 아마존”

“춤추듯 투자하자”라는 의미를 담은 ‘탱고’는 펀드 플랫폼이다. 누구나 에셋플러스운용의 자회사인 알파브릿지의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5종목 이하로 가상의 펀드, 즉 투자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구독을 통해 펀드를 기획한 이의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처럼 장기적으로 ‘탱고’는 이용자의 월 구독료로 운영되고, 이 구독료는 기획자와 알파브릿지에 배분된다. 꾸준한 포트폴리오 관리로 구독자 수가 많거나 조회 수가 높은 기획자는 추가적으로 수입을 얻게 된다. 동영상 조회 수와 시청 시간에 따른 광고 수익을 창작자에게 지급하는 유튜브와 유사한 방식이다.

가장 큰 특징은 제도권의 전문 금융인들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투자 포트폴리오를 누구나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신년사에서 ‘탱고’를 “펀드 플랫폼의 아마존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강 회장은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하는데 금융 상품은 규제에 묶여 있다”면서 “세상에는 분명히 이 시대의 가치를 읽어내는, 금융에 있어 끼가 넘치는 사람들이 있다”고 확신했다. 에셋플러스운용이 과거 진행했던 투자 교육 프로그램 ‘투자 지혜의 전당’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강 회장은 당시 통찰력 넘치는 일반 투자자들을 숱하게 만났다. 이들을 ‘탱고’로 불러들여 투자와 운용의 끼를 마음껏 펼치게 하고 이용자가 함께 부자가 되는 것, 바로 강 회장의 바람이었다.

“상상을 현실로, 믿음 가장 중요”

알파브릿지는 ‘탱고’의 심장이다. 데이터 센터와 알고리즘을 관리한다. 2016년 인공지능 관련 부서로 출범한 알파브릿지는 올해 상반기 자회사로 물적분할된다. 처음 부서원 4명에서 시작해 현재 13명까지 늘어났다.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모두 기술자다. 금융과 관련된 업무는 에셋플러스운용의 지원을 받는다. 결국 기술력이 핵심이다. 강 회장은 “제조업체를 투자한다면 공장 가동률을 보여줄 전기세, 거래나 유통이 얼마나 활발한지 말해줄 주차장 이용 상황 등 재무제표 이상으로 기업의 가치를 말해주는 데이터까지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학 투자 동아리 등을 대상으로 한 시범 운영 등을 거쳐 연내 일반 투자자 공개를 목표로 한다. 향후 2년 동안 1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플랫폼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구독자를 유료로 유인할 만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힘쓴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선 끼 넘치는 기획자 모집이 최우선이었다. 기획자에게는 포트폴리오 설계와 운용에 따른 대가가 따른다. 강 회장은 “1년 안에 기획자 1000여명이 ‘탱고’ 안에서 펀드 3000개 정도 만들어 낸다면 성공으로 본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알파브릿지의 미국 이전 등 글로벌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탱고’는 전 세계적으로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을 만큼 새로운 시도였다. 그만큼 쉽지 않았다. 강 회장은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일”이라며 “직원들을 독려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반대에 부딪힐 때마다 강 회장은 믿음이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취지로 이탈리아 탐험가 콜럼버스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가치가 가격을 만든다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김태형 기자)


“소비자 니즈 놓치면 가치 상실, 변화해야”

에셋플러스운용은 알파브릿지를 통해 2017년 첫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인 ‘알파로보’ 시리즈를 선보였다. 코리아 그로스형과 인컴형, 글로벌 그로스와 인컴형 등 4종류로 꾸려졌다.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빅데이터, 알고리즘이 적합한 투자 대상을 물색해 펀드의 방향을 정하는 상품이다. 이 경험들이 ‘탱고’로 이어졌다.

다만 수익률은 양호하지만, 운용액은 소규모 펀드 수준이다. 이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에 대한 일부 회의론을 보여주기도 한다. 강 회장은 “기술과 과학은 후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아직 거부감이 있더라도 수익률이 검증시켜줄 것이란 의미였다. 그는 “지금까지 수익률이 높았던 펀드라고 해서 내일도 좋으리란 법은 없다”면서 “사람이 운용하는 펀드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는 직업인으로서 펀드 매니저에게 위기로 해석될 수도 있었다. 강 회장은 여행 전문 상품 기획자를 예로 들었다. 소비자들이 패키지 보다 자유 여행을 선호하면서 과거보다 입지가 좁아졌다. 그는 “투자자의 니즈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데 펀드 매니저 발굴은 규제 등으로 폐쇄적 시스템에 갇혀 있다”면서 “소비자의 니즈를 놓치면 언젠가 가치가 상실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명칭이 중요한 게 아니라 본질이 중요하다”면서 “투자자 성향에 따라 투자금을 운용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은 여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가’ 보단 ‘철학자’에 가깝다는 그는 미래를 그릴 때 유난히 눈빛이 반짝였다. 영감의 원천이 궁금했다. 단번에 ‘자연’이란 답이 나왔다. 오래전부터 강원도 땅에 사과나무 등을 심고 취미로 농사를 즐기고 있었다. 떨어지는 사과에서 중력의 법칙을 떠올렸다는 과학자 뉴턴을 언급하면서 “자연에서 답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농사는 좋은 씨앗과 토양, 파종 시기가 결정한다”면서 “‘탱고’의 씨앗의 ‘끼’이고, 토양은 플랫폼, 시기는 변화하는 지금이 아닐까 한다”고 웃었다.

강방천 회장은…

△1960년 전남 신안 출생 △1987년 한국외대 경영정보학과 졸업 △1987년 동방증권(현 SK증권) △1989년 쌍용투자증권 주식부펀드매니저 △1994년 동부증권 주식부 펀드매니저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 설립 △2014년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2015년 중국 푸단(復旦)대 최고경영자 과정 △2008~현재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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