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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그가 만든 가장 복잡한 형상일 거다. 물고기떼가 부유하는 중이니. 게다가 붉다. 맑은 물을 적시고도 남을 만큼 붉다.
이 형상에서 오로지 그가 다녀간 흔적이라면 외눈 물고기. 지느러미도 아가미도 다 버리고 몸에 딱 하나 붙인 ‘외눈’만이 그가 남긴 자취일 테니. 잠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는 늘 깨어 있는 수행자를 상징한다고 말했던 걸 기억한다.
물고기는 작가에게 ‘절반의 세상’인 여백을 유영하는 유일한 생명체였다. 오죽했으면 “작품에 등장하는 물고기는 나”라고 했겠는가. “무심코 하는 드로잉에서 물고기를 그리는 나를 발견한다”고.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언주로152길 갤러리나우서 여는 개인전 ‘일상’(日想)에서 볼 수 있다. 스틸에 도료. 100×100㎝. 작가 소장. 갤러리나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