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은 지금은 공공기관에서 일하지만 PC통신에서 모바일까지 ‘IT기업’ 일궈온 벤처 1세대다. 2001년 나우콤(현 아프리카TV)를 창업해 20여 년간 기업인으로 살았다.
그래서인지 다른 정부 산하기관장들보다 유연하다고 평가받는다. 문 원장은 연초 스타트업(초기벤처) 업계를 달군 타다금지법 통과(개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대해 “잘못됐다. 정부가 그렇게 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기술, 서비스를 담을 공간이 너무 없다. 타다 같은 것은 2년이든, 3년이든 유예기간을 두고 사회적으로 어떻게 수용되는지, 기존 서비스(택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야 했다. 데이터로 검증해봐야 했는데, 바로 불법이라고 한 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은 타다 같은 혁신 기업을 지원한다는데, 부처에서 못하게 막으면서 잘못된 신호를 줘 안타깝다”며 “이런 갈등을 최소화해야 하는 대통령직속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는데 실기했다. 타다로 4차위가 힘이 빠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
최근 국회에서 네이버·카카오 대표가 참여하는 ‘국회디지털경제혁신연구포럼’의 화두가 구글 등 글로벌 회사와 역차별 해소였는데, 그는 모든 걸 빨아들이는 디지털 경제에서의 플랫폼을 어떻게 생각할까.
문 원장은 “플랫폼에 집중돼 독과점 되는 행태는 막기 어렵다”면서 “그 힘을 이용해 부당 경쟁을 하면 안 된다. 배달의민족 사태의 경우 과도하게 수수료를 올리려 했는데(의견 수렴 부족이라는 이견도 존재)이럴 때 정부가 행정규제를 해줘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경기도에서 배달앱을 만드는 건 아니다. 민간과 경쟁하면 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들이 플랫폼 대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공공데이터를 개방해서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게 필요하다”면서 “네이버·카카오 같은 대기업도 규제 완화만 주장할 게 아니라 스스로 나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다”고 평했다.
|
망중립성 개선 불가피..플래그십 단말기 5G로만 출시는 문제
벤처 1세대인 문 원장은 5G가입자가 600만명이 넘었지만 아직 LTE(4G)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기계는 기계이고 망은 망인데 정부 정책이 5G 가입자를 늘리는데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해도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신규 플래그십 단말기를 5G로만 출시했던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