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급휴직으로도 한계…해고 도미노 현실화하나

일시휴직자 전월比 29만 줄었는데…비경활 유입 가능성
정부 “고용 회복세” 낙관…상용직 등 고용의 질은 악화
60대 미만 일제히 취업자 감소, 자영업자 부진도 우려
  • 등록 2020-07-16 오전 12:30:00

    수정 2020-07-16 오전 12:30: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한광범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직장인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장기 휴직 끝에 실직 걱정은 커졌는데 채용시장은 문을 닫아 실업자와 ‘구포자(구직 포기자)’들이 급증세다. 잠재적인 실업자인 일시휴직자들은 본격적인 해고 사태의 도화선으로 지목되고 있다. 임시·일용직 등 약한 고리에 먼저 작용했던 고용 침체가 상용직과 전체 연령층으로 번지고 있어 상당기간 고용시장 회복세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전망이다.

지난달 1일 경남 창원시 STX 조선해양 노조원들이 회사 정문 앞에서 구조조정 및 무급휴직 연장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그냥 쉰다” 역대 최대…구조조정 본격화 신호탄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병이나 사고 등으로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일시휴직자는 72만9000명으로 4개월만에 100만명 이하로 감소했다.

5월(102만명)과 비교하면 29만여명 줄었다. 일시휴직자들이 직장으로 돌아간 것이라면 긍정적인 신호지만 상당수는 기존 일자리에서 밀려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세를 감안하면 일시휴직자들이 직장을 잃고 구직 활동에 들어갔거나 구직 포기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6월 실업률은 0.3%포인트 상승한 4.3%로 통계 작성 이후인 1999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도 13.9%로 2.0%포인트 오르며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비(非)경제활동인구는 1649만2000명으로 54만2000명 늘었다. 특히 이중 가사나 학업 등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8만9000명 증가한 229만6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후 가장 많았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전월대비) 줄어든 일시휴직자 30만명은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회사가 어려워서 잠시 쉬다가 수당이 나오는 기간이 끝나면 다시 일자리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일시휴직자 지위에서도 탈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일시휴직자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비경제활동인구가 54만명 증가한 것을 보면 그쪽(비경제활동인구)으로 갔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더 큰 문제는 고용 부진의 장기화다. 일시휴직자는 6개월이 지나면 취업자 분류에서 빠지게 된다. 이들의 숫자가 3월부터 160만여명으로 크게 늘어난 점을 볼 때 조만간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직장에서 밀려난 이들이 비경제활동인구 대거 유입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수출 부진 여파 커, 재난지원금 효과 미미


고용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오히려 정부는 최악이던 4월과 비교하면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라고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취업자 감소폭은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고 계절조정 취업자수는 5월과 6월에 각각 15만3000명, 7만9000명 증가했다”며 “고용시장이 코로나19의 강력한 1차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고용의 질은 오히려 나빠지는 추세다. 임시·일용직의 경우 각각 40만8000명, 8만6000명 줄어 전월(50만1000명, 15만2000명)보다 감소폭이 줄었지만 상용직은 34만9000명 증가에 그쳐 올해 2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폭이 둔화세다.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6월 18만4000명 늘었지만 지난해 6월 약 50만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구직자 증가세가 예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산업별로 봐도 제조업은 취업자수 감소폭(6만5000명)이 4개월 연속 확대되면서 수출 부진 영향이 커지는 모습이다. 반면 숙박 및 음식점업(-18만6000명), 도매 및 소매업(-17만6000명)의 취업자 감소가 지속돼 재난지원금 지급이 고용 진작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봐도 60세 이상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층의 취업자수는 3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고용 부진이 전체 연령대로 퍼지는 상황이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1999년 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신 교수는 “도소매·숙박음식업 부진과 업 일자리 감소 심화, 60세 이상이 고용을 주도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 근로자들의 증가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세 등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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