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면접 ‘~카더라’ 풍문에 취준생은 헷갈립니다

AI역량검사...각종 사측 요구에 취준생 혼란 가중
취준생 인프라 구비 걱정에 장비 구매 문의도
인사담당자 “장비는 중요하지 않은 부분”
  • 등록 2020-10-21 오전 12:20:33

    수정 2020-10-21 오전 12:20:33

“인공지능(AI) 면접 이거 도대체 왜 하는 건가요?”

한 누리꾼이 유명 취업 커뮤니티 게시판에 작성한 글의 제목이다.

“기업 입장에서만 편하지 응시자들은 AI면접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따로 알아봐야 하고 게임도 배워야 하고...또 유선 환경에서만 응시하라...이것 때문에 랜선 사고, 헤드셋 사고...”

이 글은 조회수 1000회을 훌쩍 넘기며 이에 공감한다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AI역량검사(AI면접)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취업준비생(취준생)들 사이에서는 인프라부터 내용까지 대비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나 평가 기준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떠도는 풍문에 의지한 채 AI면접을 준비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면접과 인성, 게임 모두 정답이랄 것이 정해져 있지 않다. 특히 게임의 경우에는 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이 중요한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면접 과정에서도 특정한 답이 유리한지 의견이 분분하다. (사진=취업커뮤니티 캡처)


모호한 기준에 사소한 것도 불안한 취준생 심리

AI면접은 크게 면접, 인성검사, 보상심리, 전략게임으로 나뉜다. 면접은 화면을 보고 자기소개, 지원동기, 성격의 장·단점을 답하는 기본 질문과 인성검사를 바탕으로 상황을 제시한 후 대처 방안을 이야기하는 상황 대처, 심층 질문으로 이뤄진다.

보상심리의 경우 당장의 작은 금액과 미래의 큰 금액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 달라지는 금액의 크기와 기간에 따라 계속 선택을 이어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략 게임의 경우 10가지 정도의 게임을 수행하는데 마냥 쉽지만은 않아 유튜브에 관련 공략법 영상이 많이 올라올 정도다.

면접과 인성, 게임 모두 정답이랄 것이 정해져 있지 않다. 특히 게임의 경우에는 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이 중요한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면접 과정에서도 특정한 답이 유리한지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는 질문에 답하고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카메라를 통해 AI가 면접자의 눈빛, 안면근육, 표정 등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또 목소리의 크기, 속도 등도 평가 요소에 반영된다는 이야기에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역량검사 장비 하나하나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AI면접 응시 관련 질의응답에는 ‘게임 응시 중 목소리, 표정 변화는 평가하지 않기에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적혀있다. AI면접 응시 경험자들은 “게임의 결과에 관계없이 최대한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라”는 조언을 내놓는다.

확실하지 않은 기준에 취준생들은 최소한의 위험부담을 없애기 위해 인프라에 신경쓰는 형국이다.

실제 취업 포털 사이트 사람인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상면접 도입이 부담이 된다’라고 답한 취준생들은 전형 정보 부족과 장비 연결 등 기술적 부분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취업 커뮤니티, AI면접관련 유튜브 영상 댓글 캡처)


특히 오래된 장비로 평가에 감점이 있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AI면접과 관련해 “마이크 달린 이어폰으로도 될까요? 마이크 따로 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캠 화질이 낮아 눈빛이 흐려 보일까 걱정”, “블루투스 마우스 버벅거려서 게임 망치면 어떡하지”이라는 글을 심심하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취업 포털 사이트 사람인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상면접 도입이 부담이 된다’라고 답한 취준생들은 특히 전형 정보 부족과 장비 연결 등 기술적 부분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언택트 면접이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지원 기업의 실제 분위기를 알기 어려워서’(46.1%, 복수응답)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웹캠 장비, 장소 마련 등이 부담스러워서’(45.8%)를 꼽았다.

기숙사에 살거나 자취를 하는 학생들의 경우 부담이 두 배로 가중된다. ‘유선 인터넷 환경’을 권장하는 AI면접 때문이다. AI면접 응시 가이드에는 “원활한 응시를 위해 유선 네트워크에서 응시해달라”며 “사전에 반드시 랜선 및 유선 네트워크 환경을 준비해달라”고 명시돼있다. 대부분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데다 노트북이 얇아지며 랜선 연결 구멍을 없앤 탓에 유선 인터넷 사용 요구에 취준생들은 걱정이 앞선다.

“기숙사라 무선인터넷인데 지장 있을까요?”라는 글에도 “무선 했는데 괜찮았어요”라며 누군가는 성공담을 전하는 한편 “중간에 한 번 튕겨지니 멘탈 박살...꼭 유선 사용 하시길”, “유선 환경에서도 두 번 멈춰서 응시자격 박탈당했다. 서버 불안정한데 AI 보는 이유 모르겠다” 등 불이편을 겪은 사람도 등장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서버 접속이 끊길 상황을 대비해 1~2차례 재접속을 허용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하면 책임은 온전히 지원자에게 돌아가고 재응시 기회는 불가하다.

이에 마음 편하게 비용을 지불하고 AI면접 환경을 갖춘 스터디카페를 이용했다는 후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이 AI면접을 진행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대여 비용으로 차라리 장비를 사는 게 낫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 웹캠을 판매하는 한 업체는 ‘고화질 AI 면접 화상캠’이라며 광고를 하는데 저가 3만원대에서 10만원대까지 결코 적지않은 금액이다.

관계자는 “취준생들을 위해 마련한 AI면접인데 접해본 적 없다 보니 ‘~카더라’에 의해 취준생들이 유료 컨설팅을 받는 등 부담이 가중되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잡플렉스 AI면접 튜토리얼 캡처)


관계자 인프라는 중요하지않아...카더라 안타까워

상황이 이렇다보니 면접 환경의 형평성과 안정성을 위해 기기부터 데이터까지 지원한 기업도 있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 신입사원 정기채용에서 면접 대상자 전원에게 태블릿PC를 사전에 제공하고 언택트 채용을 실시했다. 영상통화용과 면접 자료용 갤럭시 태블릿PC 2대와 거치대, 가이드북 등으로 구성된 ‘면접용 키트’를 집으로 배송하고 통신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했다. 모든 지원자에게 같은 기기와 동일한 접속 환경을 제공해 면접의 형평성을 최대한 맞추자는 취지다.

원활한 면접 환경을 위해 AI면접 인프라를 제공하는 지자체도 있다. 경기도 고양시와 안양시는 일자리 지원센터에서 AI면접 지원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면접자들은 독립된 공간에서 헤드셋, 웹캠, 모니터를 제공 받고 AI역량검사 모의 테스트도 진행해 볼 수 있다.

마이다스아이티 (AI면접 시스템 제작 회사) 관계자는 취준생들이 고민하는 장비와 관련해 “AI면접 초반 등록 과정에서 안면인식만 확인되면 면접 중 장비 품질은 중요하지 않다”며 “이상이 있을 경우 신호가 따로 뜨기에 장비 품질에 관해 취준생들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또 평가기준에 관해 “영업 등 대면 서비스로 성과를 내야 하는 직무의 경우에만 관련 평가 요소가 적용된다”며 “회사, 직무별로 같은 검사를 시행하더라도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지원자들은 일반적으로 떠도는 풍문에 휩쓸릴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취준생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마련한 AI면접인데 아무래도 접해본 적 없다 보니 ‘~카더라’식의 정보에 의해 취준생들이 유료 컨설팅을 받는 등 부담이 가중되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잡플렉스에 AI면접 튜토리얼을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직접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 스냅타임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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