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선 박사의 쉼터]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 등록 2023-03-27 오전 6:43:04

    수정 2023-03-27 오전 6:43:04

[김미선 상담학 박사] 다른 사람이 하품하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하품이 나온다. 마주 앉은 사람이 턱을 괴면 나도 따라서 턱을 괴게 된다. 마치 거울이 반영하는 것처럼 상대방의 행동을 무심결에 따라 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거울 반응이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의 특정 행동을 바라볼 때, 우리 뇌 안에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라는 신경세포가 활성화돼 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울 뉴런은 상대방의 행동을 따라 할 뿐 아니라 그 사람의 감정까지도 스펀지처럼 흡수하기에‘스펀지 뉴런(sponge neuron)’이라고도 부른다. 상대방의 행
김미선 상담학 박사
동, 의도, 감정까지 그대로 흡수하여 내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거울 뉴런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우리 부모-자녀 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부모인 내가 초조하고 불안하다면 같은 공간에 있는 나의 자녀들 역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나의 초조한 행동과 불안한 감정이 거울 뉴런을 통해 아이들에게도 전달된 것이다. 반대로 부모의 일상이 안정되고 행복하다면 아이들 역시 행복감과 안정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처럼 부모의 모습이 거울 뉴런을 통해 자녀의 뇌에 영향을 미쳐 또 하나의 복사본을 만들어낸다.

바라만 봐도 닮은꼴을 만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이해는 우리 가정과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운다. 가족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지켜보며 반복적으로 따라 한 행동과 전염된 감정(infected emotion)이 가족 구성원의 성품을 형성하여 그 가정의 분위기로 자리 잡게 된다. 즉, 그 가족의 문화로 정착되어 새로운 구성원들도 그 문화에 점차 익숙해져 간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 간 의사소통은 말로 전달하는 언어적 의사소통(verbal messages)이 차지하는 비율은 7%에 불과하고 표정, 말투, 몸짓으로 전달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non-verbal messages)이 93%를 차지한다고 보고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우리 가정에도 적용된다. 말로 가르치는 부모의 앞모습보다 부모의 태도와 정서가 담긴 뒷모습이 자녀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부모의 문제 행동이나 결핍된 정서는 자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부모의 행동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정서적으로 건강해지면 자녀도 그만큼 건강해진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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