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도 영입 경쟁…IT 인재들 신한금융 오게 만들 것"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인터뷰
금융의 미래 설계하는 '조용병 회장의 브레인'
"창업자 위한 혁신성장 플랫폼 추진"
"베트남 진출 등 통해 고용 저변 넓혀야"
  • 등록 2019-06-27 오전 6:00:00

    수정 2019-06-27 오전 6:00:00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는 “해외는 이미 인슈어테크가 가장 핫하다”며 “하지만 한국에서는 법적 규제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신한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2020 중장기 스마트 프로젝트에 이어) 신한 2023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앞으로 삼성, 애플과도 정보통신(IT) 인재 영입 경쟁을 해야 지요. 몇 년 후면 신한으로도 이공계 인재들이 올 겁니다.”

이성용(사진·57)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는 26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세계적인 금융사인 골드만삭스는 새로 뽑는 인력의 절반 안팎이 IT 전공자들”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몇 년 후 IT 인재들 삼성 아닌 신한 온다”

이 대표는 AT커니 서울지사장,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대표 등을 지낸 ‘국가대표 컨설턴트’다. ‘한국을 버려라’ ‘한국을 찾아라’ ‘트랜스포메이션 경영’ 등 베스트셀러도 다수다. 지난해 말 “밖이 아니라 안에서 같이 미래를 고민해보자”는 조용병 회장의 제안에 ‘CEO급’으로 합류했다. ‘조용병의 브레인’이라 할 만하다. 금융권은 이를 ‘파격 인사’로 평가했다.

합류한지 어느덧 반 년, 이 대표는 금융의 미래에 대해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인공지능(AI)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가 주식 종목을 분석해주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수만개에 달하는 외국 종목까지 분석하려면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니 시간이 걸릴테지만 이쪽을 더 강화할 겁니다.” 신한금융은 이를 위해 16번째 자회사 ‘신한AI’를 설립했다.

그는 또 “해외는 이미 인슈어테크(AI 등을 활용한 보험 서비스)가 핫하다”며 “빅데이터를 통해 계약자의 건강 정보를 분석하고 보험료를 할인·할증하는 것인데, 해외는 시작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법 등) 법적 규제 문제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이 대표는 신한금융 내 혁신성장 플랫폼 구축 추진단장도 맡고 있다. 그는 오는 9월을 목표로 오픈 플랫폼을 만드는데 한창이다. “벤처 기업가들이 들어오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어요. 돈은 어떻게 투자 받아야 하는지, 스톡옵션은 얼마나 줘야 하는지 등등 초기 창업자들은 잘 모르거든요. 신한금융에 오면 창업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금융 색깔 지우기’를 강조했다. 그 첫 단계는 역시 IT 인재다. 이 대표는 “지금은 박사과정에 있는 이공계 인재들이 주로 삼성전자 등으로 간다”며 “하지만 브랜드를 더 혁신해 몇 년 후에는 신한금융으로도 오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는 “국내 금융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저변을 넓히는 것”이라며 “그래서 빨리 베트남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사진=방인권 기자)


“금융 저변 넓히려면…빨리 베트남 가야”

이 대표의 또다른 축은 ‘글로벌’이다. 그는 저서 ‘잘되는 회사 평범한 회사 곧 망할 회사’에서 신경제 개념을 설명했던 적이 있다. 생산성은 올라가지만 고용 창출은 안 되는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금융권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핀테크는 고용을 갉아먹을 겁니다. 국내 금융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저변을 넓히는 건데 그래서 빨리 베트남으로 가야 해요. 베트남은 1970년대 서울 강남으로 생각하면 돼요. 베트남도 점점 도시 집중화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커지고요. 빈부 격차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미국과 영국 같은 선진국에서 영업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그는 “HSBC가 세계적인 금융사가 된 것은 홍콩이 아니라 미국과 영국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라며 “신한은행도 미국 현지 유학생 혹은 주재원에서 소수민족 등으로 영업망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신한은행을 비롯한 한국 금융사들이 선진국 영업에서 투자를 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기로에 선 시점”이라고도 했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신한은행 국외점포 중 자산 비중이 5% 정도다.

이 대표는 “조용병 회장이 추진했던 2020 프로젝트가 내년이면 끝나기 때문에 지금 2030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 사이 중간 목표를 설정해 (혁신성장과 해외진출 계획 등을 담은) 2023 계획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를 토대로 신한금융 자산(약 460조원)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키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또 주목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북한이다. “아직 계산은 안하고 있지만, 북한을 주시하고 있어요. 세계적인 학자들은 10년 안에 (인프라사업 등에) 금융이 들어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보거든요. 북한이 개방되면 한국 경제도 꽤 커질 것 같습니다.”

이성용 대표는…

△1962년생 △미국 육군사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정보기술학 석사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AT커니 서울지사장 △베인앤드컴퍼니 아시아 금융분야 공동대표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대표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가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며 웃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