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부족 해소 나선 정부, 은행 외화건전성 규제 한시 완화

외화LCR 비율 80%→70%, 건전성 부담금 한시 면제
선물환 포지션 한도 확대 등 유동성 공급 확대 추진
“외환시장 심리 문제…단순 규제 완화로 효과 힘들어”
  • 등록 2020-03-27 오전 1:00:00

    수정 2020-03-27 오전 1:00:00

[이데일리 이명철 김인경 기자] 정부가 국내은행에 적용하는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현행 80%에서 70%로 낮추기로 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화건전성 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금융회사를 5월 말까지 제외한다.

달러 선호 현상에 따른 외화의 급격한 유출을 막고 외환시장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의 외화 차입이나 보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은행권은 규제완화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실제 외환시장 유동성 개선에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용범(오른쪽 첫번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외화유동성 확보 애로 해소 지원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외환건전성 제도 조정 방안을 확정했다.

김용범 기재부 제1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금융기관 건전성 제고를 위해 다소 엄격하게 규율해 온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연하게 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다”며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외화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외화유동성 공급 체계를 구축해 적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안에 따르면 먼저 현재 80%인 은행의 외화 LCR 규제비율은 5월말까지 70%로 한시 인하한다. LCR은 금융회사의 외화건전성 측정 지표로 향후 30일간 순외화 유출 대비 고유동성 외화자산의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기준을 계속 강화해왔다. 외화LCR 비율은 2017년 60%에서 2018년 70% 2019년 80%로 계속 올라갔다.

정부는 해당 규제를 완화해 유동성에 대한 부담을 낮추면서 유동성이 높은 외화 등 자산의 공급을 늘리도록 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체 외화자금 수요가 일시 몰리면서 유동성 비율 관리 부담이 있던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로 달러 유동성 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은행 LCR 규제 한시 완화로 현금 보유보다 회사채 매수를 유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단기 자금시장과 회사채 투자 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현재 은행의 외화LCR 비율은 정부의 규제를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10%포인트 인하 정책이 실효성을 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2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외화LCR은 128.3%로 정부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시적인 조치여서 낮아진 기준까지 외화LCR 비율을 낮추기에는 리스크도 있다는 판단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외화LCR 비율을 70% 낮춘다고 해도 3개월 한시적이기 때문에 은행 포지션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며 “더 큰 효과를 보려면 2017년 처음 외화LCR을 도입할 때 수준인 60%까지 인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외화 차입·시장 공급 여건 개선


정부는 외환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기 외화 차입과 시장 공급을 쉽게 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했다.

방안을 보면 금융회사가 보유한 잔존만기 1년 이하 비예금성 외화부채에 부과하던 부담금을 한시 면제키로 했다. 부담금 납입 부담을 낮춰 외화 차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다

내년 징수분 중 4~6월 잔액은 부담금을 면제하고 시장 여건에 따라 추가 면제도 검토한다. 올해 징수분에 대해서는 분할납부를 확대한다.

앞서 지난 19일부터는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원화를 매수하는 은행 대상으로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확대했다. 국내은행은 50%, 외국은행 지점 250%로 각각 10%, 5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은행들이 차입한 외화를 선물환 시장에서 원화를 받고 공급하게 되면 선물환 포지션이 생기는데 한도를 확대해 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도록 한 조치다.

은행권에서는 지금 달러 부족에 대한 우려는 규제 때문이 아닌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외환 유동성 규제를 낮춘다고 큰 변화가 나타나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기재부 외환제도과 관계자는 “한가지 조치만으로 성과를 낼 수 없는 만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한·미 통화스왑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부담금 감면이나 한도 확대를 통해 은행의 부담을 줄여 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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