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생명 운용자산 몰아주기 제동…자산운용업계 '화들짝'

금감원 “운용성과저조 불구…규정 바꿔 위탁해”
8월까지 개선책 제출…“위탁 운용 감소 불가피”
타 금융그룹계열 자산운용사 불똥튈까 예의주시
  • 등록 2020-06-05 오전 2:40:00

    수정 2020-06-05 오전 9:19:26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의 자산운용위탁방식에 제동을 걸면서 다른 금융그룹계열 자산운용사도 불똥이 튈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의 자산위탁운용 수익률 저조에도 밀어주기 식 자산운용을 이어왔다는 것인데 대부분 금융그룹계열사가 삼성자산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자산운용업계는 이번 금감원의 결정이 금융그룹계열 자산운용사에 대한 경고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 하반기에 예정된 자산운용사 테마검사에서 모회사가 자회사인 자산운용사의 자산운용 위탁 몰아주기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8월 말까지 삼성생명에 위탁운용사 선정방식과 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한 방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150조원의 자산운용을 맡아온 삼성자산운용으로서는 큰 폭의 위탁운용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감원으로부터 경영 유의 조치를 받은 삼성생명은 앞으로 3개월 내에 개선책을 제출해야 한다. 지난 3월말 현재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채권 운용이익률도 3.1%로 지난해보다 0.3%포인트 높아졌지만 1분기 채권 매각이익 2230억원을 제외하면 순수운용이익률은 큰 폭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주식운용이익률은 4.3%로 지난해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870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산위탁운용 상당 부분이 삼성자산운용을 통해 이뤄졌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에 맡긴 운용자산(AUM) 규모는 지난 4월말 현재 150조5000억원으로 지난해(146조3000억원)보다 약 3%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 전체 운용자산은 226조7960억원이다. 약 70%가량을 삼성자산운용에 밀어준 셈이다.

삼성생명은 앞으로 삼성자산운용의 성과가 좋지 않다면 투자자금을 회수하거나 성과 좋은 운용사를 선택해 자산위탁을 새로 해야 한다. 금감원은 하반기 테마검사를 통해 삼성생명의 자산운용 행태를 추가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금감원의 종합검사 결과 발표 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금융그룹계열 자산운용사들은 어느 때보다 사태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 금감원이 국회에 보고한 지난해 말 현재 23개 생명·손해보험사의 자산운용 계열·자회사 위탁운용액은 전체 위탁운용액의 84%에 달했다. 사실상 금융그룹계열 자산운용사는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처럼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금융그룹계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회사도 초장기적으로 운용하는 보험 자금을 다른 곳이 아닌 자회사에 맡기고 있다”며 “모회사의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으로 흘러간다면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그룹계열 운용사에게도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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