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땐 떼일까봐, 회복하니 장기로…단기금융시장 성장 정체

한국은행 '2020년 단기금융시장 리뷰'
단기금융시장 363.2조..2.3% 증가에 그쳐
2013년 전자단기사채 도입 이후 첫 감소
한은, 증권사 RP 무제한 매입에 단기사채 발행 유입 줄어
"금융시장 회복기때 단기보다 장기로 자금 조달"
  • 등록 2021-04-12 오전 6:00:00

    수정 2021-04-12 오전 6: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코로나19에 신용시장이 흔들리면서 일반기업이나 증권사 등 금융회사에 단기로 자금을 빌려주려는 수요가 감소했다. 콜,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금융시장 규모가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전자)단기사채는 2013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출처: 한국은행)
1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0년 단기금융시장 리뷰’에 따르면 작년말 콜, RP, 양도성 예금증서(CD), 기업어음, 단기사채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단기금융시장 규모가 363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조3000억원,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9년에 52조9000억원, 17.5% 증가한 것에 비해선 성장세가 둔화한 것이다.

단기금융시장은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작년엔 코로나19가 덮치면서 신용시장이 흔들리자 기업, 금융사에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해졌다. 그로 인해 정부, 한국은행이 특수목적법인(SPV) 등을 설립해 회사채 인수를 하면서 그나마 증가세를 유지했다. 또 기준금리 인하, 통화스와프 확대 등에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단기보다 장기 금리 시장이 안정되자 단기보다는 장기로 돈을 빌리려는 수요도 증가, 단기금융시장 성장을 제약했다.

단기금융시장을 구분해보면 RP가 106조4000억원, 콜은 12조1000억원, CP는 185조8000억원이 발행됐다. 단기사채는 48조9000억원, CD는 10조원 발행되는 데 그쳤다.

이를 전년과 비교하면 RP는 자산운용사의 RP 매도와 한은의 RP 무제한 매입 등으로 13조8000억원 늘어났다. 증권사는 한은이 RP 무제한 매입을 실시한 데다 그동안 금리 하락에 채권 투자를 늘렸던 탓에 채권을 담보로 RP를 매도하려는 수요도 늘어났다. 콜 시장은 외은지점의 콜차입 확대에 6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CD는 3조3000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CP비중은 51.2%, RP비중은 29.3%, 단기사채는 13.5%를 기록하고 있다. 콜과 CD는 각각 3.3%, 2.8% 수준이다.

CP는 증가폭이 전년 24조1000억원에서 작년 2조900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 보증 증가에 따라 ‘건전성 관리 방안’을 내놓으면서 PF-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 발행이 감소한 영향이다. 정부는 증권사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 보증 한도를 100% 이내로 가져가도록 했다.

은행의 정기예금 ABCP 발행 유인도 줄었다. 정부가 작년 4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은행 대출이 증가, 예대율 100% 준수가 어려울 경우 5%포인트 이내의 예대율 초과에 대해선 올해 말까지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BCP는 전년 26조2000억원 증가에서 작년 3조4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단기사채는 2013년 도입 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2019년 54조6000억원 발행됐으나 작년엔 48조9000억원 발행되는 데 그쳤다. 유동화 단기사채(ABSTB) 뿐 아니라 일반 기업, 금융회사 단기사채 발행이 모두 줄었다. 일반 기업의 단기사채는 코로나19에 돈을 빌려주려는 투자자들이 감소하면서 줄어든 것이다. 증권사의 경우 한은이 RP 무제한 매입을 실시한데다 보유 채권을 담보로 RP를 발행하는 것이 단기사채를 발행하는 것보다 조달 비용이 낮아 상대적으로 단기 사채를 적게 발행했다.

박선욱 한은 자금시장팀 과장은 “민간 기업은 차환 발행이 안 되면서 단기사채 발행이 줄었고, 금융시장 회복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장기 금리의 회복 속도가 빠르다보니 장기 CP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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