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절실함을 엿볼 수 있었던 공 2개

  • 등록 2013-10-15 오후 12:01:53

    수정 2013-10-15 오후 12:01:53

류현진이 15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NLCS 3차전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A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 3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1,2차전서 원.투 펀치를 투입하고도 모두 패하며 벼랑 끝에 몰린 다저스를 구해낸 귀중한 1승. 류현진 개인에게도 매우 뜻 깊은 승리였다.

지난 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 했지만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며 최악의 투구를 했던 그다.

공만 나빴던 것이 아니다. 베이스를 잘못 밟거나, 던져선 안될 송구로 실점하며 풋내를 풀풀 내며 스스로 경기를 망쳤다. 한국 최고 투수라는 자부심에 까지 상처가 났던 경기였다. 올림픽 우승 투수, WBC의 에이스였던 그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선 한낮 풋내기에 불과해 보였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만큼 류현진은 절실했다. 독한 마음을 먹고 이 경기에 임했다. 그의 어떤 말 보다 그가 던진 공 속에 독한 다짐이 담겨 있었다.

류현진이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마운드에 올랐는지를 엿볼 수 있는 두 개의 공이 있었다.

첫 공은 1회 1사1루서 4번 야디어 몰리나를 삼진으로 잡은 슬라이더였다. 류현진은 볼 카운트 1-2의 유리한 상황에서 슬라이더로 몰리나를 선 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냥 슬라이더가 아니었다. 우타자의 바깥쪽 볼 존에서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쳐 들어가는 백 도어 슬라이더였다. 류현진이 이전에는 거의 보여준 적 없는 공이었다. 그의 슬라이더는 우타자 몸쪽을 찌르거나 좌타자의 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주로 쓰였다.

슬라이더는 아직 확실한 주무기가 아닌 만큼 주로 보여주는 구종으로만 썼다. 백 도어 슬라이더는 기존 슬라이더와 궤적이 다른 만큼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 공을 결정적 순간에 쓴 것이다.

우타자 입장에서 류현진의 바깥쪽 승부 하면 직구 아니면 체인지업 둘 중 하나만 노리고 들어 올 확률이 높다. 그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비장의 무기를 꺼냈던 것이다.

두 번째 공은 3회 9번 애덤 웨인라이트에게 던진 초구 93마일(150km)짜리 직구였다. 이 공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문자중계상에 투심 패스트볼로 찍혔다.

류현진은 공식적으로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는다. 하지만 직구의 무브먼트가 좋다보니 현지 기록에는 종종 투심으로 적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공은 90마일 정도의 느린 공이 투심으로 잡힌다. 150km라면 류현진이 던질 수 있는 최고 구속 수준이다. 이날은 153km까지 나왔지만 평소 경기서는 가장 빠른 공에 이르는 수치다.

류현진의 150km가 투심 패스트볼로 보였다는 건 그만큼 그가 모든 공에 혼신을 다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것도 투수를 상대로 던진 초구 하나에도 마음을 놓지 않고 혼을 싫었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이날 실로 의미 있는 1승을 거뒀다. 올 시즌 그 어떤 승리보다도 진한 값어치를 남겼다. 그 배경엔 ‘질 수 없다’는 그의 투혼과 절실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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