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제품도 팝니다"…뷰티 공룡들의 '이유있는 변신'

아모레·LG생활건강 '자체 편집숍'에 외부 브랜드 적극 유치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라이브' 문 열며 외부 브랜드 60여개 입점
LG생건 '네이처컬렉션', VT코스메틱 제품 단독 판매
H&B 매장 확대 및 해외 편집 매장 진출 대비책
  • 등록 2018-10-10 오전 5:30:00

    수정 2018-10-10 오전 5:30:00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라이브(Live) 강남’ 외관.(사진=아모레퍼시픽)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국내 화장품업계 ‘톱2’인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이 외부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자사 제품을 한데 모아 팔던 편집매장에 외부 브랜드 비중을 늘리면서 헬스앤뷰티(H&B) 시장의 급성장과 해외 화장품 편집매장의 국내 진출을 견제하는 모양새다.

9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에 ‘아리따움 라이브(live) 강남’을 개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에 자사 제품 편집매장인 ‘아리따움’을 운영해왔다. 아리따움 라이브는 기존 아리따움과 달리 고객 체험형 서비스와 취급 제품군을 확대한 매장이다.

◇콧대 낮춘 ‘뷰티 빅2’ 타사 제품을 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외부 브랜드 입점을 대폭 확대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아리따움에서 판매하던 외부 브랜드는 ‘키스미’, ‘대싱디바’ 등 3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리따움 라이브에선 자체 브랜드보다 외부 브랜드 상품을 오히려 더 많이 판다. 자체 브랜드 11개가 입점한 데 반해,외부 브랜드는 ‘메디힐’, ‘스틸라’, ‘라 뮤즈’ 등 총 59개가 입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오프라인 매장에 이어 온라인 매장에서도 외부 브랜드 취급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라이브(Live) 강남’에서 진행하는 뷰티클래스 관련 이미지.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공식 온라인몰인 ‘AP몰’엔 현재 ‘브로앤팁스’, ‘머지’ 등 외부 브랜드 총 4개를 취급 중이다. 이를 연내 10개 내외까지 늘릴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예정이다”며 “다채로운 브랜드 라인업과 개인 맞춤형 뷰티 솔루션 제공으로 진화한 브랜드샵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라고 전했다.

LG생활건강도 자사 편집매장인 ‘네이처컬렉션’에 외부 브랜드를 들였다. LG생활건강은 오는 6일부터 네이처컬렉션에서 VT코스메틱과 방탄소년단이 협업한 ‘VT X BTS 에디션’을 단독 판매한다.

네이처컬렉션 역시 이번 출시를 시작으로 세분화된 고객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군을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네이처컬렉션 또한 아리따움과 같은 멀티 브랜드매장을 지향하고 있는만큼, 타사 브랜드 입점을 검토할 방침이다.

◇‘올리브영 비켜’ 멀티 편집숍 판 키운다

화장품 업계가 이처럼 닫혀있던 장벽을 허무는 이유는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H&B매장의 입지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H&B매장 시장은 지난해 기준 1조7000억원까지 성장했다. 불과 8년만에 2000억원대에서 8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올해는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25년엔 5조원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성장세만큼 매장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H&B 매장 시장 점유율 1위인 올리브영의 매장수는 올 상반기 기준 1050개에 달한다. ‘랄라블라’(190여개)와 ‘롭스’(111곳), ‘더블유스토어’와 ‘판도라’, ‘부츠’ 등까지 합치면 1700여곳에 달한다.

네이처컬레션, 방탄소년단과 콜래보레이션한 VT코스메틱 제품 독점 출시 관련 이미지.(자료=LG생활건강)
이에 더해 신세계가 지난 2016년부터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 사업을 시작하고,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매장 브랜드인 ‘세포라’의 국내 진출이 예정돼 있어 전통적인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의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반면, 아리따움은 지난 2015년까지 매장수가 1346개에 달했지만,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기존 ‘더페이스샵’ 매장을 네이처컬렉션으로 바꾸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매장이 320여개에 불과하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이 4484억727만원으로 전년 대비 11.8% 감소하면서 LG생활건강에 뒤쳐졌다. 업계에선 내수 시장에서 H&B 매장과 같은 경쟁자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형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에선 만나볼 수 없었던 신선한 중소업체들의 상품이 H&B매장 등을 통해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H&B 매장이 더 다양한 제품을 한곳에서 접할 수 있는 유통망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H&B 매장 등이 여전히 성장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기존 화장품업체들은 생존을 위해서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방안을 시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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