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말레이시아 찾아라”… '동남아 영토' 넓히는 생활가전업계

베트남 진출한 청호, 1년여만에 현지 렌털 비중 30%로 증가
교원은 베트남 빌트인 가전시장 진출, B2C로도 확대 추진
베트남법인 양수한 SK매직, 코웨이는 하반기 인니법인 설립
말레이 시장 성공 후 인접국가로 확대, 업체들 선제적 행보
  • 등록 2019-06-19 오전 6:00:00

    수정 2019-06-19 오전 8:13:57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중견 생활가전업체들이 최근 동남아 영토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렌털시장이 열린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인접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로 시장을 넓히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동남아 시장의 잠재성이 큰 만큼 ‘제2의 말레이시아’를 찾으려는 업체들의 선제적 행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생활가전업체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5월 베트남에서 자사 생활가전제품 판매를 시작해 올해 5월까지 누적 약 9000대를 팔았다. 이중 렌털 판매 비중은 30% 수준까지 올라왔다. 베트남에서 본격적으로 렌털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국내 업체는 청호나이스가 현재로선 유일하다. 2017년 베트남에 생산법인 ‘청호 비나’를 설립한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7월부터 렌털 판매를 시작, 올해 들어 판매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까지 베트남은 말레이시아처럼 렌털시장이 개화되지 않은 탓에 절대적인 물량 자체는 크지 않다. 하지만 청호나이스는 생산공장을 현지에 설립할 정도로 베트남 시장의 잠재성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렌털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말레이시아 판매법인과 함께 베트남을 동남아 시장 확대의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은 국내처럼 생활가전시장이 ‘레드오션’이 아닌만큼 시간을 두고 현지에 판매인력들을 확충하는 등 준비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판매 지역을 기존 하노이 중심에서 호찌민 인근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교원도 올해 들어 베트남을 시작으로 생활가전사업 확대에 나선다. 교원은 이달 초 베트남 대형 건설사 박하(BAC HA)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골자는 박하그룹이 베트남에서 건설하는 고급 주상복합단지에 교원의 ‘웰스’ 가전제품들을 빌트인 방식으로 공급하겠다는 것. 국내 생활가전업체가 베트남에서 빌트인 가전을 공급하는 것은 교원이 처음이다. 그간 교원은 내수시장 중심으로 렌털과 교육사업에 집중해왔던만큼 이번 베트남에서의 활발한 행보는 이례적이다.

이번 베트남 빌트인 가전사업 진출은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장남인 장동하 기획조정실장(상무)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교원의 영어교육 프로그램 ‘도요새잉글리시 멤버스’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것이 계기가 됐다. 교원그룹 해외사업팀 관계자는 “박하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웰스 브랜드가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며 “이를 기점으로 향후엔 현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SK매직 역시 베트남에서 가전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올초 모회사인 SK네트웍스 글로벌사업부의 자산, 부채, 인력을 100억원에 양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K매직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법인 지분 100%, 일본 합자법인 지분 49%를 확보하게 됐다. SK매직은 우선 렌털시장이 형성돼 있는 말레이시아에서부터 사업을 시작하고 이후 베트남으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은 아직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아 렌털로 곧바로 사업을 전개하기보다는, 소형가전 위주의 일시불 판매 전략으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찍이 말레이시아 시장을 선점한 웅진코웨이는 올해 인도네시아로 눈길을 돌린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자카르타의 1인당 GDP가 1만 4000달러일 정도로 구매력이 높은만큼 현지 중산층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GDP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국가인만큼 말레이시아에 이어 확대시킬 동남아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며 “동남아 국가 중 생활용수의 민감도가 높은 곳인만큼 정수기 렌털 비즈니스를 확장시킬 기회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국내 중견 생활가전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앞선 말레이시아에서의 성공을 통해 동남아 렌털시장의 잠재력을 엿봤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는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렌털 계정 100만개를 돌파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성공 이후 다른 업체들의 진출이 잇따르면서 말레이시아 렌털시장은 급격히 성장했다. 자연스레 아직 개화되지 않은 인접 동남아 국가로의 렌털사업 확대에 업체들의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아직까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들은 상하수도 시스템이 잘 구축되지 않아 생활용수에 대해 민감한데다 인구 증가율, GDP 성장률 등까지 감안하면 충분히 렌털시장이 형성되기에 충분하다는 게 업체들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렌털시스템이 성공을 거둔만큼 인접한 동남아 국가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은 여전히 물가가 저렴해 렌털 가격을 정하기가 쉽지 않고, 금융 시스템 연계도 힘든만큼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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